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당국이 대규모 개입을 단행하면서 외환보유액이 지난 10월에 사상 최대 규모로 확 줄었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이 이뤄지지 않았더라면 외환보유액이 줄어들었다는 소식만으로도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전달보다 274억2,000만달러 감소한 2,122억5,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2005년 말(2,103억9,000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며 월중 감소폭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외환보유액은 3월 18억8,000만달러 증가에서 4월 37억6,000만달러 감소로 돌아선 뒤 5월 -22억8,000만달러와 6월 -1억달러, 7월 -105억8,000만달러, 8월 -43억2,000만달러, 9월 -35억3,000만달러 등으로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김윤철 한은 국제기획팀장은 “글로벌 신용경색 심화로 국내 외화자금시장의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외환당국이 외화유동성 공급 규모를 확대한데다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등의 약세로 이들 통화 표시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정부는 외화자금시장인 스와프시장을 통해 100억달러, 수출입은행을 통해 50억달러를 각각 공급했으며 한은도 지난달 21일과 28일 두차례에 걸쳐 경쟁입찰 방식으로 스와프시장에 27억달러를 투입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9월 외환보유액 규모는 중국ㆍ일본ㆍ러시아ㆍ인도ㆍ대만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7위인 브라질(2,065억달러)이 바짝 뒤쫓고 있지만 브라질 역시 심각한 금융위기로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쏟아 붓고 있어 10월에도 외환보유액 순위 변동은 없을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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