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숨고르기에 들어간 외국인들이 정보기술(IT) 종목은 집중적으로 내다파는 반면 내수 관련 종목은 사들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매도세로 돌아서기 시작한 지난달 22일부터 30일까지 하이닉스•LG디스플레이•삼성전자 등 IT 관련 종목들을 대거 내다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외국인들은 하이닉스를 1,826억원(708만주)어치나 팔아치웠으며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역시 각각 1,092억원(259만주), 546억원(7만주)어치를 팔아 순매도 상위 톱5 중 3자리를 IT종목으로 채웠다. 특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경우 지난달 초부터 21일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이 각각 4,133억원과 1,79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최근에는 180도 태도가 달라진 셈이다. 반면 외국인들은 같은 기간 동안 신세계•두산인프라코어•삼성생명•대한생명 등 내수와 보험관련주에 대해 매수 우위를 보였다. 특히 최근 3거래일 동안 두산인프라코어•대한생명•신세계•삼성생명 등이 외국인들의 누적 순매수 상위 톱5 중 4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이러한 변화의 원인을 글로벌 변동성 확대에서 찾고 있다. 남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재부상하면서 외국인들이 주식비중을 줄이게 됐고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IT 대신 상대적으로 경기변동성에 덜 민감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내수 업종에 관심을 돌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외국계 증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IT를 선호하기는 하지만 수익률과 글로벌 모멘텀상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수 종목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변동성이 커지면서 경기에 민감하고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IT주에 대한 수요가 엷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외국인들이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단기적인 대응과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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