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손해배상으로 망하는 금융사 나올것" 파생상품·주식·채권 등 원금손실 상품 상당수 보호 받아홈쇼핑 변액보험 판매 힘들어져…시장환경 변화 불가피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반토막 펀드로 대규모 소송이 잇따르고 있지만 소비자가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 손해배상의 주된 쟁점은 '불완전 판매'인데 현행법에는 소비자가 이의 입증책임을 지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펀드뿐 아니라 변액보험의 불완전 판매 피해구제 시스템이 소비자에게 한층 유리한 방향으로 전면 개편된다. 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에 '적합성 원칙'이 담겨 있는데다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 중 변액보험에도 이 같은 원칙을 적용하기로 하고 관련 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기 때문이다. 적합성 원칙이 적용되면 금융회사들은 투자자의 소득ㆍ재산, 투자목적, 과거 투자경험 등에 근거해 적합한 투자상품을 판매하는 의무를 갖게 된다. 아울러 적합성 원칙하에서는 현재 소비자에게 있는 불완전 판매 입증책임이 펀드ㆍ보험상품 등의 판매회사로 넘어가고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도 손실금액이 최소 기본금액이 되는 등 현재와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9일 금융당국과 유관 협회는 내년 2월 적합성 원칙에 앞서 세부 투자운용 준칙을 만들고 있다. 초안은 이달 말 공개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불완전 판매시 해당 판매ㆍ금융사는 줄소송으로 인해 파산하거나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펀드, 투자자ㆍ상품 5등급으로 나눈다=자통법에 의해 적합성 원칙을 적용 받는 금융상품은 각종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주가연계펀드(ELF)뿐만 아니라 장내외 파생상품을 비롯해 주식ㆍ채권 등까지 광범위하다. 최근 입법예고된 보험업법이 시행돼 변액보험에도 이 원칙이 적용되면 내년부터는 원본 손실 상품의 상당수가 강화된 소비자 보호 규정하에 놓이게 된다. 적합성 원칙은 자통법이 시행되는 내년 2월4일 판매되는 금융상품부터 적용된다. 보편적 투자상품인 펀드의 경우 현재 금융당국 등이 마련하고 있는 적합성 운용 준칙을 보면 투자자와 상품을 철저하게 구분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펀드를 판매할 때 금융 및 판매회사는 설문지 등을 통해 고객을 5단계로 나누도록 하고 있다. 1단계 위험회피, 2단계 안전형, 3단계 안전성장형, 4단계 성장형, 5단계 공격형 등이다. 아울러 펀드 상품도 이에 맞춰 5등급으로 구분하도록 해 성향에 맞는 상품을 판매하도록 한 게 특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객 분석 결과 2단계 안전형이라면 상품도 반드시 2단계 상품을 권유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라며 "등급에 맞지 않는 상품을 판매했다면 적합성 원칙에서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2단계 투자자가 권유한 상품 대신 5단계 공격형 상품을 원한다도 해서 그냥 판매해서는 안 된다. 준칙에 따르면 투자자가 등급에 맞지 않는 상품을 고집할 때도 '안 맞는 이유를 반드시 설명'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주식ㆍ채권ㆍ변액보험도 적용, 앞으로 추가 확대=펀드가 아닌 일반 주식ㆍ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도 적합성 원칙에서 예외가 아니다. 이들 상품 역시 투자경험ㆍ위험선호도ㆍ투자예정기간 등을 고려해 고객에게 가장 맞는 상품을 권유하고 팔아야 한다. 증권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펀드 등에서 제외되는 유가증권의 경우) 적합성 원칙 준칙 초안이 이달 말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펀드처럼 등급을 나누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주식투자의 경우 안전형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벤처 등 고수익ㆍ고위험 상품을 권유할 수 없는 것이 골자다. 자통법에서 제외되는 보험상품도 적합성 원칙이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일단 변액보험에 대해 적용하도록 하고 현재 관련 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변액보험에도 적합성 원칙이 적용되게 되면 펀드처럼 불완전 판매에 따른 입증책임을 보험ㆍ판매회사가 진다. ◇불완전 판매 피해구제, 어떻게 달라지나=적합성 원칙이 시행되면 불완전 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구제도 현재와 판이하게 달라진다. 소비자는 분쟁조정 기관이나 법원에 불완전 판매로 인한 손해를 봤다고 이의제기나 소송을 하면 된다. 소비자 본인은 불완전 판매를 입증할 자료를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손해배상 입증책임은 금융회사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금융회사가 정상적으로 상품을 판매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소비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된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제도가 시행되면 대규모 손해배상으로 망하는 회사가 등장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에 앞서 적합성 원칙을 도입한 국가들을 보면 소비자 보호 강화 외에도 금융상품 판매에 적잖은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보다 1년 앞서 적합성 원칙을 도입한 일본은 상품판매시간이 평균 2~3시간으로 길어졌다. 또 일반 소비자에게는 리스크가 큰 상품은 아예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적합성 원칙 도입 이후 펀드 판매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70% 수준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내년 적합성 원칙을 시행한 후 다른 상품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르면 오는 2010년부터는 원본 손실 우려가 있는 보험ㆍ금융 등 모든 상품에 대해 강력한 투자자 보호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이상훈기자 flat@sed.co.kr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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