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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자 360만명 사상최대
입력2003-11-26 00:00:00
수정
2003.11.26 00:00:00
최원정 기자
신용카드사의 유동성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지난 10월말 신용불량자가 360만명으로 다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신용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한도를 축소하는 등 신불자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있어 이르면 올해 말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용불량자는 경제활동 인구 5.5명에 1명꼴로 늘어 또 다시 금융위기를 낳고 경기회복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2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개인 신용불량자는 한달 전에 비해 9만4,271명(2.69%)이 늘어난 359만6,168명으로 또다시 사상최대기록을 경신했다. 10월의 신용불량자 증가율은 지난달(2.62%)보다 0.07% 포인트 높아져 최근 가계부실이 또다시 심화되고 있음을 드러냈으며, LG카드 사태 등이 일어난 이 달 이후 증가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카드 등 전업카드사는 물론 우리ㆍ국민ㆍ신한 등 대부분의 은행계 카드사들이 LG카드의 유동성 위기 이후 현금서비스 한도를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해 `돌려막기`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100만~150만명의 카드회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돌려막기 회원 가운데 60만~70만명이 3,4개월 안에 신용불량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신용불량자수가 400만명을 넘는 것도 시간 문제로, 경제활동인구(10월말 2,321만명) 5.5명 가운데 1명이 신용불량자가 돼 경제 펀더멘털에 심각한 균열이 우려된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가계의 과잉부채가 어느 정도 정리되지 않는 한 소비가 살아나기 어렵고, 그럴 경우 경기회복시기도 더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불량자 급증과 함께 카드발 금융위기가 언제 또다시 점화될 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확산되고 있다. 임병철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실이 늘어나면서 금융회사들이 대출심사를 강화해 개인들의 돈줄을 조이고, 다시 이들이 연체를 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며 “정부가 보다 장기적인 가계부채 연착륙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정기자 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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