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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역사..적기 투자가 요체

삼성전자가 29일 발표한 반도체 부문 투자 규모는 1974년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이후 30여년 이래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미래를 내다보는 조기 투자를 통해 지난 30년간의 신화를 이어 반도체 산업에서 제2의 신화를 써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역사는 `타이밍'을 적절히 예측한 지속적이고 과감한 적기투자로 요약된다. 74년 12월6일 당시 삼성 계열사 이사였던 이건희 회장은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를 인수했다. 1차 오일쇼크 여파로 페어차일드, 인텔, 내쇼날 등 세계적 업체들마저 앞다퉈구조조정과 감산에 나서는 등 반도체 업계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져 있던 때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웨이퍼(반도체 원판) 가공을 시작한 한국반도체 인수는 세계반도체 업계 2위, 메모리 1위인 지금의 삼성전자를 만들어낸 밑거름이 됐다고 할 수있다. 삼성의 반도체 역사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된 것은 지난 83년. 그 해 2월8일 이병철 당시 삼성 회장은 삼성그룹이 반도체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내용의 `도쿄선언'을 전격 발표했다. 이 회장은 64K D램 기술개발에 곧 착수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내놓았지만외국에서는 냉소적 반응이 잇따랐고 국내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도쿄선언 10개월 뒤인 83년 12월 삼성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을 독자 개발하자 세계 반도체 업계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충격을 감추지못했다.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지 10년이 채 못돼 기술개발, 전문인력 육성, 생산공정개발 등에서 세계를 놀래게 한 것이다. 이어 삼성전자는 1992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8인치 웨이퍼 투자를 결정, 세계 첫8인치 라인인 5라인이 가동된 1993년 메모리 업계 1위에 올랐고 올해까지 13년째 부동의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는 1970년 인텔사가 1K D램을 개발하면서 시작된 35년간의 메모리 산업 역사를 통틀어 전무후무한 사례이다. 95년 S램 1위에 올랐고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DDR, 램버스, DDR2, 그래픽 DDR2 등 차세대 고성능 D램도 최초로 개발해 세계 D램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았다. 특히 94년에는 일본, 미국에 앞서 256M D램을 처음 개발하면서 83년 64K D램 개발 당시 4년6개월이었던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9년만에 따라잡고 역전에 성공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2001년 12인치 메모리 양산라인을 업계 최초로 도입, 2001년메모리 시장 점유율 18%에서 12인치 메모리 라인이 본격 가동된 2002년 25%로 독보적 위치로 올랐고 현재는 30%가 넘는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디지털 저장 분야의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도 99년 256M 낸드플래시를 시작으로 이달 첨단 50나노 공장 16기가 낸드 플래시 개발에 성공하는등 해마다 집적도를 2배로 높인 제품을 출시, 황창규 사장의 `메모리 신성장론'(황의 법칙)을 입증해 왔다. 삼성전자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2002년부터 1위를 지키고 있고 전체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도 2003년부터 1위에 올랐다. 디지털 기기의 폭발적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시장도 급속도로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모바일 부문에 집중, 메모리-비메모리의 동반성장을 통해 인텔을 누르고명실상부한 세계 1위 업체로 떠오르겠다는 포석이다. 과감한 적기 투자로 다른 업체들과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측면도 깔려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D램 13년, 메모리 12년, S램은 10년 내리 세계 1위를 지키고 있고, 국제 반도체표준화기구(JEDEC)와 모바일 표준화협의회(MIPI), 플래시메모리 표준화협의회(MMCA) 등의 의장 및 이사회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간 30년간의 역사를 통해 세계 일류 위치로 올라온 삼성전자가 이번에 발표한 중.장기 전략을 통해 초일류의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는 새역사를 쓸 수 있을 지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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