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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은행 기업대출 관행 바뀐다
입력2003-11-18 00:00:00
수정
2003.11.18 00:00:00
최윤석 기자
일본 은행들의 기업 대출 관행에 전면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그 동안 기업들과 주로 주거래은행 관계를 통해 대출(relationship loan)을 해왔던 일본 은행들이 특정 기업들에 리스크가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신디케이트론(협조융자)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디론은 주로 거액 자금을 대출할 때 사용되는 방식으로 특정 기업에 대한 대출에서 하나의 금융회사가 자금 전액을 대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금융 회사들이 조금씩 대출 금액을 분담하는 것을 말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특정 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리스크 노출을 피할 수 있게 돼 기존 주거래은행 방식 때처럼 기업이 망할 경우 은행도 같이 망하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일본 신디론 시장이 확대될 경우 외국계 금융 회사들의 활발한 참여도 기대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일본 최대 은행인 미즈호 홀딩스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5조엔 수준에 머물렀던 일본 내 신디론 규모가 오는 2005년에는 40조엔, 2007년에는 75조엔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신디론 시장이 본격적인 호황을 누릴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기업과 은행간 비정상적인 대출 관행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데다 일본 내 기업들의 신용위험 평가도 어느 정도 성숙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디론은 대출에 참여하는 은행들 전부가 기업들에 대해 신용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통상 대표 은행이 주간사를 맡아 자금을 모집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신용 상태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일본 은행들은 신디론을 통해 기업들과 지나치게 밀착돼 있던 기존의 관계를 개선해나가면서 리스크 집중에 따른 부담을 덜고, 나아가 주간사 업무를 통해 수수료 수입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미즈호 홀딩스의 나카지마 노리오 기업금융 대표는 “그 동안 일본 은행들은 기업들에 대한 대출 규모를 무조건 늘리는 것만이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왔다”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 리스크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출의 효율적 운용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중앙은행(BOJ)도 이러한 방식의 대출 관행 개선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신디론 집행 현황을 공식 집계해 발표할 예정이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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