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수출이 5년3개월 만에 주춤했다.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탓이다. 그러나 하루평균 수출액은 20%나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출 경기는 호조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1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9월 수출ㆍ입 동향’에 따르면 9월 수출은 295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4% 줄었다.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02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수출이 줄었지만 수입 역시 감소해 무역수지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조업일수 감소로 수입이 2.1% 줄어든 270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무역수지는 24억9,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이는 8월의 15억4,000만달러보다 61.6%나 늘어난 금액이다. 흑자 행진은 2003년 4월 이후 54개월 연속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가 19.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일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조업일수를 뺀 하루평균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다. 9월 한달간 일일평균 수출액은 15억2,000만달러로 직전 최고치였던 6월의 14억2,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업종별로는 선박(49.7%), 철강(18.4%), 석유화학(11.5%) 등이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수출을 주도했다. 그러나 LCD(5.0%), 반도체(-1.6%), 무선통신기기(-2.2%), 자동차(-19.1%) 등은 조업일수 감소의 영향 등으로 한자릿수 증가율 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역별로는 지난달 20일까지 대(對)중동(53.0%), ASEAN(49.1%), 중국(21.7%)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2.3%), 미국(-0.3%)으로의 수출은 엔화 약세, 미국 경기 하락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 또 수입 가운데 원자재는 철강금속제품(18.1%) 등의 수입이 증가한 반면 원유(-0.8%)의 수입감소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수입 증가율이 둔화됐다. 자본재는 설비투자 증가 추이의 둔화로 반도체제조용장비(-1.0%) 등의 수입은 감소했으나 기계요소(22.3%), 전자부품(15.4%) 등의 수입 증가로 전체적으로 8.9% 늘었다. 소비재는 소비심리의 회복으로 승용차(54.3%), 축산물(25.5%), 생활용품(23.3%), 의류(22.2%) 등의 수입이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오정규 산자부 무역투자진흥관은 “10월부터는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돼 올해 예상 무역수지 흑자 150억달러 달성이 가능하다”며 “다만 예상보다 높은 최근의 유가 상승세는 하반기 무역수지의 중요 변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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