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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의 전망이 갈수록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인 BNP파리바는 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세계경제 전망과 불균형-한국의 위험요인’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에는 세계경제 둔화, 원ㆍ달러 환율 하락 등의 여파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보다 1.0~1.5%포인트 낮은 3.5%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률 3.5%는 최근 국내 기관의 전망치는 물론 CSFB(3.6%), 골드만삭스(3.7%), ING(3.8%), IMF(4.0%), OECD(4.5%) 등 외국계 조사기관의 예상치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필립 다르비스네(사진) BN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투자 둔화, 가계대출 부실 및 카드 버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재정조달 격차 등의 문제로 한국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어느 정도 상실했다”며 “최근에는 한국 경제에 중요한 수출도 크게 악화되고 있으나 내수가 이를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의 비정규직 고용 문제에 대해 “정규직 보호 규정이 과도해 기업들이 계약직을 늘리면서 소비위축, 노하우 축적 저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규직의 노동 유연성을 높이는 한편 정규직과 계약직간 근로조건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이어 “내년 세계경제는 경기 사이클이 하락 추세에 들어선데다 고유가, 미국의 재정 적자, 환율 변동성 등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면서도 미국ㆍ중국 등 주요국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다르비스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우 내년 성장률이 8%대로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정부의 재정능력 등을 감안하면 경착륙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도 올해만큼은 아니지만 노동시장 안정 등에 힘입어 내년 3%대의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 위앤화 절상에 대해서는 “시기가 문제일 뿐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며 “위앤화의 통화바스켓을 다시 구성하는 리페그 등이 고려될 수 있고 절상압력이 더 커질 경우 완전유동환율제도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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