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부정 학원장 수험생 8명에게 재전송

청주 P입시학원장 개입 수능부정 사건은원장 B(29.구속)씨가 학원에 다니는 수험생들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삼수생 L(20.인천 모대학 1학년 휴학.불구속)씨로부터 받은 언어영역 답안 숫자메시지를 학원 컴퓨터를 통해 10명이 아닌 8명에게 재전송해준 단순 사건으로 일단락됐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청주 동부경찰서는 8일 오전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들 외에 추가 가담자는 없었으며 원장 B씨의 금품수수 의혹과 학부모 개입 의혹, 조직적 사전 공모 의혹 등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B.L씨와 B씨가 답안을 재전송했다고 지목한 수험생 10명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송.수신내역과 B씨 ID의 `SMS사이트' 접속기록 등을 정밀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며 "증거확보 등을 위한 보강조사를 벌인 뒤 오는 10일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사 착수 배경 경찰 수사는 지난달 30일 한 언론사 홈페이지에 '모 입시학원장이 수능 부정을주도했다'는 내용의 제보가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청주 상당구 용암동 모PC방에서 글을 올린 제보자는 "`상당구 영운동 000입시학원 원장과 삼수생, 학원생 30여명이 핸드폰으로 커닝을 했다', `언어시간 20여분을남기고 문제를 다 푼 삼수생이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로 원장에게 답을 보냈으며 원장은 다시 학원생들에게 보냈다'"고 자세한 내용을 폭로했다. 이 제보자는 그러면서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들을 반성하게 해 달라"고 덧붙였다. ▲범행 모의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 1일 오후 B씨와 L씨를 집중 추궁, B씨가 수능 보름전 서울 유명 사립대 체육과를 지망하고 있던 L씨를 불러 '네가 성적이 좋으니 다른학원생들을 위해 답안을 보내주는 것이 어떠냐. 이 일이 잘되면 대학등록금 정도는줄 수 있다'고 범행을 제의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또 B씨가 수능 이틀 전 학원생 30여명에게 '답안 메시지가 시험 중에 갈것이라는 소문은 공식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답안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음을내비친 것도 확인했다. ▲범행 실행 및 사법 처리 1교시 언어영역 시험 종료 20여분전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에 간 L씨는 가채점표상의 답안 60개를 휴대전화로 B씨에게 보냈고 B씨는 이를 학원 컴퓨터로 `SMS 사이트'에 접속, 시험 종료(오전 10시 10분) 직전인 오전 10시6분과 오전 10시9분 등2차례에 걸쳐 각각 5명, 3명에게 재전송했다. 경찰은 B씨가 답안 메시지를 재전송한 'SMS 사이트' 서버와 수험생 등이 가입한이동통신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서버에 남은 문자 메시지 전송기록과 B씨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남은 전송기록이 정확히 일치함을 밝혀냈다. 조사 결과, 당초 B씨는 언어영역 답안 숫자 메시지만을 수험생 10명에게 재전송했다고 진술했으나 8명의 수험생들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3일 B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하고 L씨를 같은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B씨가 답안을 보내준 수험생 8명 가운데 '답안 60개가 찍힌 숫자 메시지를받고 19-20개의 답안을 실제 기입했다'고 진술한 P(18)군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그러나 수험당일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진 2명을 무혐의 처리했으며 `휴대전화를 감독관에게 반납하거나 가방속에 넣어뒀다'고 주장하고 있는 4명에 대해서는 보강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경찰은 또 '2교시 수리영역 시험시간대에 한 수험생 1명의 휴대전화에 `121222'숫자 메시지가 도착한 것을 확인, 조사했으나 이 수험생의 친구가 장난삼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금품 거래 여부, 학부모 사전 인지 여부, '대물림 부정행위' 여부 등을집중 조사했으나 특이 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학원장이 부정행위에 개입하고 웹투폰 방식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컸으나 이들이 사전 공모해주도한 단순 사건으로 종결됐다"고 밝혔다. (청주=연합뉴스) 이상학.백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