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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보다 네이더가 무서워”
입력2004-02-23 00:00:00
수정
2004.02.23 00:00:00
11월 미 대선에서 백악관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이 소비자보호운동가인 랠프 네이더 의 대권 도전 선언으로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그가 반 공화당 진영의 표밭을 쪼개 민주당 진영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네이더는 22일 오전 NBC TV의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이번 대선 출마는 녹색당 후보로 1996년과 2000년 출마한데 이어 세번째다.
그의 출마 소식은 민주당원들에게 2000년 악몽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당시 네이더가 얻은 표는 총 유효표의 2.7%인 280만 표에 불과했다.
그러나 플로리다주와 뉴햄프셔주에서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를 누를 때의 표차가 네이더의 득표를 밑도는 것이어서 민주당측은 그가 진보 성향의 표를 잠식한 것이 고어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그가 이번에도 박빙의 승부처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그의 입후보를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테리 매컬리프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은 최근 CNN과의 회견에서 "네이더와 여러 차례 만나 민주당 후보의 표를 잠식할 수 있으니 출마하지 말 것을 촉구했었다"고 밝혔다.
부시 낙선 운동을 펼치는 독립적인 진보주의자들과 좌파 성향의 잡지 네이션의 편집진들도 도 네이더의 불출마를 종용했다. 한때 그의 지지자였던 존 피어스는 웹사이트`랠프 불출마 닷 넷(RalphDontRun.net)`을 개설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가장 완고한 사람"이라는 평을 듣는 네이더가 결국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민주당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네이더는 앞서 미공영라디오(NPR)와의 회견에서 불출마 권유를 "일종의 검열"이라며 반발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1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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