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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북한 잠수정에 의한 어뢰 공격으로 결론 난 데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남북경협이 장기간 중단되고 남북관계는 급속도로 경색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남북경협 위축이 북한과 중국 간 경협확대로 이어져 북한 경제의 중국 경제 예속화를 가속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데 커다란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장기적으로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쳐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일성대학 교수 출신인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은 "정부가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교류의 전면 중단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남북경협은 사실상 장기간 중단이 불가피하다"면서 "이번 사태 장기화로 남북교류 중단이 점차 확대되면 결국 개성공단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소장은 다만 "개성공단은 한반도 안보 리스크를 보여주는 시금석일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의 완충지대로 남북 양쪽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유엔을 통한 국제적 공동제재 가능성이 높아지면 남북경협은 직접이 아닌 간접적 거래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동승룡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도 "남북 정부가 모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고 제3자인 미국이 강경한 입장을, 중국이 어중간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 그나마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6자 회담도 해법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남북경협도 사실상 장기간 중단이라는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고 내다봤다. 남북경협 위축에 따른 북한과 중국 간 경협확대로 북한 경제의 중국 경제 예속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남북관계 경색은 신규 사업뿐만 아니라 기존 남북경협도 중단시키는 악재인 것이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남북관계의 악재가 항상 그랬듯 남북경협 중단은 예측된 것이고 남북경협의 규모도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하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그러면서 "심각한 문제는 북한과 중국 간 경협 확대로 북한 경제의 중국 경제 예속화가 가속돼 장기적으로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의 빌미가 되는 만큼 정부가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재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위원 역시 "최근 북한의 경제동향을 보면 외자유치를 비롯해 중국과의 협력강화, 더 나아가 6자회담의 복귀 가능성을 조금씩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북한 내 경제상황을 해결하는 노력이 활발해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 등이 난관에 봉착하면 결국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길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위원은 "따라서 북한이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면 남북경협은 장기간이 아닌 사실상 끊어지는 것으로 남북관계, 더 나아가 통일한국을 만들어가는 데 커다란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고민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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