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성 국세청장이 27일 임기 1년4개월여 만에 돌연 사퇴했다. 이 청장의 사퇴는 5ㆍ31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여권의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점에서 경제팀 장관급의 큰 폭 교체가 예상된다. 후임에는 전군표(52) 국세청 차장이 유력한 가운데 한상률(53) 서울지방 국세청장도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이 청장은 이날 국세청 간부들에게 밝힌 사임 소회를 통해 “그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한 업무가 마무리되거나 체계를 잡아감에 따라 청장직을 마무리할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 청장은 이어 “적기에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줌으로써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조직의 신진대사를 통해 새 기운과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현 시점에서 용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5ㆍ31 지방선거 이후 조세정책 실패가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 여권 내에서 비등했고 같은 맥락에서 국세청장 교체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돼왔다는 점에서 선거 패배 책임에 따른 경제부처 장관들의 교체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후임 청장에는 전군표 국세청 차장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선거 패배의 책임과 최근 이완 조짐을 보이고 있는 조직을 쇄신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부 인사의 등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청장은 재임기간에 오는 9월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국세청장회의 서울 유치, 주요 10개국 국세청장 회의체 창설 등의 성과도 일궈냈다. 한편 청와대는 금명간 이 청장의 사표를 수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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