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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해명 어떻게 나왔나
입력2003-02-14 00:00:00
수정
2003.02.14 00:00:00
안의식 기자
김대중 대통령이 대북송금 파문에 대해 대국민 직접 해명을 하기로 최종 결심한 것은 13일 자정을 넘긴 시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낮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 원내총무간 오찬모임에서 대북송금문제의 정치적 해법이 한나라당측의 거부로 아예 논의조차 되지 못하자 장시간 고심끝에 직접 해명키로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김 대통령은 이런 결심을 박지원 비서실장과 임동원 외교안보통일특보, 박선숙 공보수석 등에게 알린 뒤 14일 새벽까지 직접 원고를 작성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국회 오찬모임 논의를 지켜보고 13일 밤 국민에게 직접 설명키로 결심했다”면서 “거의 못 주무셨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원고를 작성하고 새벽 늦게야 잠자리에 들었으며, 아침에도 일찍일어나 다시 문안을 가다듬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국회 오찬모임에서 대북송금 해법에 대한 원만한 합의가이루어지기를 기대했으나 한나라당측이 냉랭한 태도를 보였다는 보고를 받고 직접해명에 대한 본격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실장과 임 특보 등 관련 당사자들이 국회에서 비공개 증언을 한뒤 그래도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직접해명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기본구도가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이 직접해명 결심을 굳히자 청와대 공보팀은 14일 새벽 긴급 연락망을 가동, 방송사측에 생방송 협조를 요청하는 등 실무준비에 나섰으나 발표의 성격은 회견 직전에야 규정됐다.
대국민 담화로 하면 너무 무겁고, 해명으로 하면 지나치게 잘못한 듯한 느낌을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
청와대는 고심끝에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으로 제목을 달고, 발표의 성격은 `담화 및 기자회견`으로 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박 실장과 임 특보의 비공개 증언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김 대통령의 직접해명이 불가피할 경우에 대비, 사전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관련 당사자의 비공개 증언을 선호했던 것은 사안의 성격과 한나라당의 태도 등으로 미루어 김 대통령이 직접해명에 나서더라도 논쟁을 완전 종식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와대는 그동안 김 대통령의 직접해명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기자회견과 간담회, 대국민 담화나 성명 발표, 관련회의에서의 언급 등 다양한 직접해명 방식을 검토해왔다.
<안의식기자 esa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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