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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정보통신부 장관
입력2002-09-22 00:00:00
수정
2002.09.22 00:00:00
"IT 침체위기 투자확대로 극복해야"■ 대담= 김준수 정보과학부장 j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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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파이를 키울 때입니다. 돈이 남을 때 투자하지 않으면 우리 정보기술(IT) 산업은 큰 위기를 겪을 수 있습니다."
'준비된 장관'이라는 안팎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지난 7월 취임한 이상철 정보통신부 장관이 IT분야 투자 확대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최근 공개석상에서 잇따라 투자 확대를 강조하며 강한 드라이브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 장관의 투자확대론은 두달여간의 업무파악 끝에 내놓은 정통부의 새로운 정책 방향으로 인식되고 있어 향후 IT산업 전체의 방향키가 될 전망이다.
이 장관으로부터 향후 정보통신 정책방향과 투자확대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최근 잇따라 IT업계의 투자 확대를 강조하고 나섰는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세계 통신업계를 보면 분명히 위기입니다. 미국의 통신업체 월드콤의 도산에 이은 루슨트테코놀로지도 주가폭락으로 나스닥에서 퇴출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들 IT기업들의 몰락은 결코 강건너 불 얘기가 아닙니다. 국내 IT기업들에도 언제든지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통신업계에 위기가 온다면 오히려 투자를 축소하는게 당연한 것 아닐까요.
▲IT가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합니다. 무역흑자로만 본다면 IT의 흑자규모가 IT를 제외한 다른 부문의 흑자를 모두 합친 액수보다 더 큽니다.
통신사업자가 힘들어지면 IT산업이 침체됩니다. IT산업 침체는 결국 우리경제 전체를 위태롭게 만들수 있습니다.
-최근 통신업체를 주축으로 한 IT펀드 조성도 그런 의미겠군요.
▲그렇습니다. 통신사업자들이 갖고 있는 여유자금을 IT 선순환에 쓰자는 것입니다. 여유자금을 통신사업자들의 설비투자에 쓰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IT산업 전반에 투자해 달라는 것이죠.
-정부가 펀드를 주도할 경우 또다른 준조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요.
▲정부가 독려하자는 것이지 결코 강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통신사업자들이 주도하고 정부는 분위기만 띄워 주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필요하다면 정부도 투자자로 참여할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일반인들까지 참여하면 좋겠죠.
-일반인들이 참여한다면 어떤 방식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통신사업자 뿐 아니라 중소규모 IT업체, 일반 기업체들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 개인들도 일반공모 등의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현재 조성된 펀드들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투자처를 명확히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중요한 것은 인프라입니다. 따라서 집중적인 투자대상도 인프라쪽이 될 것입니다. 우선 게임엔진ㆍ음성인식기술ㆍ컴퓨터그래픽스 등 소프트웨어의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 라이프 분야 역시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이 우리 IT산업의 경쟁력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브로드밴드 분야입니다. 향후 5년간은 브로드밴드가 우리 IT의 성장을 주도하는 엔진이 될 것입니다.
-투자도 좋지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많은 IT기술이 개발됐음에도 사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물론입니다. 백화점식 투자보다는 제대로 된 분야 하나를 키우는게 더 효과적입니다. 이 때문에 펀드중 상당부분을 IT기술이 집약된 영화산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우리 IT기술은 헐리우드 못지 않은 뛰어난 영화를 만들 힘이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만 잘 성사된다면 IT산업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방송ㆍ통신 융합이 화두가 되고 있음에도 아직 정부 부처들은 따로 움직이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정통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내것 네것을 따지는건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세상이 바뀌면 시스템도 변해야 합니다.
시스템에 자꾸 세상을 맞추려는 것은 신발에 발을 맞추려는 격입니다. 이제는 서비스를 지향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정통부 역시 내것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각 부처가 함께 모여 발전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노력을 해 나가겠습니다.
-내년에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되면 초고속인터넷 부문이 기간통신사업으로 편입됩니다. KT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시내전화나 이동전화와는 달리 KT는 다른 업체들과 같은 시점에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무조건 지배적사업자로 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KT가 기존 시내전화망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는 어드밴티지는 있습니다. 만약 이로 인한 폐해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즉각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겠습니다.
-통신서비스의 다양화로 통신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조직 강화 방안이 있습니까.
▲통신위원회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키워야 합니다. 통신위는 지금까지 단순히 분쟁 을 해소시키는 재판소 같은 역할만 했습니다. 이제는 정부의 IT정책에 맞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전략 기능을 강화해야 합니다.
정부의 정책에 대해 사업자들에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정책목표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현하는 기구가 돼야합니다. 기본 기능인 업체 제재에 있어서도 차별성을 둘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제재의 차별성이라면 같은 사안이라도 업체마다 다르게 규제하겠다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같은 위반이라도 지배적 사업자의 위반행위는 유효경쟁체제를 더욱 크게 위협하는 것이 됩니다. 따라서 이들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제재 역시 다른 업체에 비해 더 무겁게 내려지게 될 것입니다.
-3세대 이동통신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말기 보조금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업계에 의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를 허용할 생각은 있는지요.
▲이는 3세대 이동통신이 과연 기존 2세대 이동전화의 대체 서비스인지 아니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분야인지 여부가 먼저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내년 하반기에야 서비스가 본격화 될 예정이므로 그때 시장상황을 봐서 결정해야 할 사안입니다.
-지난 6월 남북통신회담이 열린 이후 아직 실무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남북 통신교류를 위해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입니까.
▲유선 분야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동전화입니다. 부호분할다중접속(CDMA)의 원천기술을 미국업체인 퀄컴이 갖고 있다 보니 외교적으로 먼저 이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합니다.
-미국정부가 남북 이동통신 교류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소가 된 셈이군요. 이에 대한 미국정부의 어떤 입장입니까.
▲아직 공식입장을 통보받은 것은 없습니다. 다만 퀄컴측에서도 북한의 이동전화 시장이 열리면 큰 신규시장을 확보하는 것이므로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미국 정부의 설득에는 사업자인 퀄컴측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두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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