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기인가, 아니면 단순 키 맞추기인가.’ 상승장에서 철저하게 소외됐던 정보기술(IT)ㆍ자동차ㆍ은행주가 반등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소외주의 강세 전환이 지나친 주가 하락에서 비롯됐다는 점에는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하지만 반등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30일 증시에서는 전날 동반 급등했던 자동차ㆍITㆍ은행주의 움직임이 엇갈렸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각각 0.57%, 2.72%씩 오르는 등 자동차주는 여전히 강세행진을 이어갔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0.18%, 1.97% 하락해 약세로 돌아섰다. 은행주는 국민은행이 4.13% 하락한 반면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이 0.52%, 0.51% 오르며 혼조를 보였다. 소외주를 보는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소외주의 강세가 매기확산과 실적 개선에 따른 것인 만큼 포트폴리오를 변경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주가 상승이 제한적인 만큼 적극적인 매수 대응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주도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주도주와 이들 소외주를 혼합한 포트폴리오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 소외주가 향후 증시의 상승을 이끌 자격을 갖췄다는 것이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장기 소외주로 매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이들 업종의 내년도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회복되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실적 개선이 추세적으로 이어진다면 시장 상승 동력의 다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증권은 주식시장이 2,000선 안착을 시도함에 따라 투자심리 개선과 함께 장기 소외주에 대한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가파른 주가 복원보다는 점진적인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소외주의 반등은 밸류이에션 차이에 따른 단순 키 맞추기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많다. 주가 상승이 제한적인 만큼 단기적인 주가 상승보다는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영호 대우증권 자동차업종 연구원은 “4ㆍ4분기 성수기 기대감과 주가 하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원화 절상 속도가 빠르고 미국 등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경우 다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행주 대표격인 국민은행의 경우 향후 주가 전망이 부정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국민은행에 대해 최근의 주가 상승은 저평가에 근거한 단기적인 상승에 불과하고 사업 다각화 효과가 주가 상승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주도주 교체와 이에 따른 급격한 흐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는 없다”면서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조금씩 사서 묻어둔다는 생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