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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한국건축문화大賞] (주거부문 본상) 철산 주공
입력2003-11-24 00:00:00
수정
2003.11.24 00:00:00
광명시 철산동 도덕산 자락에 위치한 주공아파트는 철거민 등 도시 저소득 주민들의 따뜻한 보금자리다.
단지 한 가운데 위치한 중앙공원에 들어서면 단지 위쪽에 도덕산이 펼쳐지고 주위를 둘러싼 고층 아파트 사이로 주변 경관이 눈에 들어와 시원스런 느낌을 준다. 단지 전체가 급경사지 임에도 불구하고 엘리베이터 등 지형을 극복하는 설비들이 있어 단지를 걸어서 오가는 데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철산 주공은 2만여 평의 대지에 지하 7층 지상 25층 건물 15개 동, 2,351세대가 들어서 있다. 이 중 1,234세대가 17~21평형의 임대아파트. 소형 평형 위주의 서민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철산 주공 주민들이 고급 아파트 못지 않은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지형을 최대한 살리는 친환경 설계 때문.
설계자는 지하공간을 적극 활용, 지표면에 녹지 공간을 많이 만들어 주민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했다. 또 공원 등 옥외 공간을 집단화해 중앙에 배치, 초고층 단지가 갖기 쉬운 폐쇄적인 경관을 개선하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커뮤니티 형성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경사에 따른 표고차를 극복하기 위해 타워형 건물배치와 데크형 지하주차장 등의 설계기법과 공법이 사용됐다. 또 경사면을 이용해 인공지반을 조성, 토목공사를 줄이고 대규모의 지하공간도 확보했다.
중앙광장과 도덕산 사이에 있는 분양 동은 경관 축과 활동 축이 차폐되지 않도록 축과 평행하게 배치했다. 녹지 공간을 따라 이동 경로를 만들고 경사에 따라 높이 별로 인공지반을 조성, 그 상단에 녹지 공간과 옥외 활동 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의 편의를 높였다.
임대지구는 인접 5층 아파트의 시각을 트고 경사도를 감안해 경쾌한 볼륨의 타워형 동을 배치했다. 기존 지형의 높이에 맞춰 주거동을 배치했으며 주차장은 중앙에 다층구조로 집단화했다.
지하주차장은 자연 지형을 충분히 활용, 자연스러운 환기와 및 채광이 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다. 지하 주차장 상부는 녹지 휴식 공간과 어린이 공원, 주민 공동공간으로 활용했다. 인공 조성된 녹지공간은 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최소 토심이 1.2미터로 설계했다.
단지 입구에는 단지 전체의 상징성을 구현하기 위해 머릿돌과 합치된 조형물을 설치했다. 특히 노즐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밟는 분수`를 설치해 무작위 시간대로 작동시켜 아이들에겐 즐거운 놀이터를, 광장 위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가벼운 놀라움을 주고 있다.
◇건축개요
위치=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설계자=최두호 토문엔지니어링건축사무소
시공자=삼익건설
건축주=주택공사
건축규모=지하 7층, 지상 25층
대지면적=2만1,568평
건축면적=3,600평
연면적=8만2,613평
구조=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
(설계자인터뷰) 최두호 토문엔지니어링건축 소장
“단지 아래와 위 부분의 고도차이가 50미터에 달했습니다. 이 고도 차이를 극복하고 친환경적으로 설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토문엔지니어링건축사무소 최두호 소장 은 철산 주공아파트는 도덕산 자락에 위치, 경사가 최고 30도에 달했다고 소개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계단식 주차시설 등 첨단 설계기법을 동원했다. 특히 철산 주공은 서민아파트이면서도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나 볼 수 있는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다.
철산 주공이 일반인들의 편견을 깰 수 있었던 배경은 토문엔지니어링의 노하우에서 찾을 수 있다. 최 소장은 “대규모 주택단지를 설계할 때는 단지설계는 물론 평면 배치, 주민들의 생활패턴에 이르기까지 전문지식이 있어야 한다”며 “토문엔지니어링은 도시, 건축, 조경 등 각 부문의 전문가와 전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아시안게임 선수촌 아파트를 비롯, 용인 신갈 새천년 시범 사업, 서울 신내ㆍ거여지구, 양산 물금지구 아파트 등 주거부문에서의 굵직굵직한 실적이 토문엔지니어링의 기술력을 말해준다.
최 소장은 “앞으로 친환경 건축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질 것”이라며 “토문엔지니어링도 친환경 설계를 구현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토문엔지니어링은 지난 2001년 대한건축협회로부터 `친환경건축설계 인증`을 첫 번째로 받기도 했다.
최 소장은 친환경 건축개념에 대해 “일반인들은 공원 등 녹지나 나무가 많으면 친환경이라고 생각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친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잘 썩는 마감재를 사용한다거나 자연적 채광, 자연 통풍을 이용하는 게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건축주 인터뷰) 주택공사 김진 사장
“광명 철산 주공 아파트는 최저 주거수준에 머물고 있던 노후 불량주택 밀집취락지구를 쾌적한 주거단지로 탈바꿈시킨 대표적 사례입니다.” 김진 주택공사 사장 은 철산 주공을 구릉지라는 지리적 특성을 이용, 주변의 자연환경을 단지 경관으로 적극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철산 주공을 환경친화형 주택단지로 건설하기 위해 자연경관과 지형에 어울리는 단지 설계를 적용했다”는 김 사장은“공동체 주거문화를 활성화할 수 있는 `커뮤니티강화 설계`로 입주민들이 서로 더불어 살수 있는 공간건설을 지향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아파트 건축문화의 가장 큰 테마는 `환경`이다. 지난 90년대 중반까지의 아파트 공급이 주로 물량 위주로 이뤄졌지만 최근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공기업인 주공은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기에 적합하다”라며 “민간업체처럼 수익성에 중점을 두어 사업을 진행했다면 지방의 소형 아파트 단지에 생태건축을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적인 멋을 구현하는 것도 주공이 추구하는 건축양식 중 하나다. 한국적인 멋 속에 자연과 함께하려는 문화가 섞여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 최근 산모양의 건물 디자인을 개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김 사장은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품질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지만 서민층은 그 대상에서 소외돼 왔다”며 “일반 아파트뿐 아니라 국민 임대 아파트에도 환경 친화형 모델을 적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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