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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가들의 경제정책 중심에 중소기업 정책이 자리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대기업 정책은 시장에 맡겨도 되지만 국가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은 경제 정책의 핵심으로 자리매김 해야 합니다.” 최근 경기 반월공단에서 만난 한 중소 수출업체 A사장이 중소기업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 정부의 중기정책이 해외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떨어져 있다고 건넨 말이다. 정부가 얘기하는 중소기업 육성은 말 잔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정책이 여전히 경제정책과 산업정책의 하위 개념에 그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는 것. 중소기업연구원의 한 전문위원은 “미국이 독립된 정책 및 집행을 수행하는 중소기업부의 정부조직을 두거나, 독일이나 대만이 경제의 핵심 축을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육성에 주력하는 것은 이들 국가들이 이미 중소기업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해 이에 맞는 최우선 정책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일본이 중소 제조업체를 기반으로 한 모든 산업에 근간이 되는 부품소재산업에 지난 10여 년간 집중 투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체계가 다원화돼 유사, 중복 등 겉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현재 중소기업 지원정책은 317개 지원기관(정부부처 21개, 지방자치단체 16개, 유관기관 280개)별로 분산, 총 6,245개 정책이 중소기업 경영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중기전담 부처가 차관급인데다 정책총괄 기능이 없고 대다수 정부부처에서 중구난방으로 정책기능을 수행하고 있어 정책의 비효율과 지원제도의 중복문제가 심각해 중기 현장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로 인해 중기청의 독자적인 정책 수행이 불가능한 것을 비롯해 중기정책 권한 약화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중기청의 고위관계자는 “정부 조직상 차관급이라는 위치 때문에 다른 부처와 정책협의를 할 때면 동등한 상황에서 얘기하기 보다 언제나 일방적인 통보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동등한 위치가 아닌 갑을 대하는 을의 입장이라 독립적인 중기정책 수행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중복되는 중소기업정책 대다수가 중소기업의 성장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공급자 위주의 정책으로 추진되는 것도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 10월말 중소기업청의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중소기업 R&D에 대한 정부지원 예산이 2005년부터 1조원을 넘어섰지만 비효율적 투자가 계속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R&D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부서 한 관계자는 “정부가 중소기업 R&D지원을 지속적으로 증가시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중소기업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투자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대기업과의 R&D 격차가 4배 이상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 관계자도 “정부는 이제라도 부처별 중소기업 R&D지원정책이 중기현장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관련 모든 R&D예산 조정권한을 갖은 중소기업 전담부서 신설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중소기업 정책이 미진한 또 다른 이유로는 중소기업 규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최근까지 규제개혁위원회에 등록된 규제 총 5,052건 가운데 중소기업 관련 규제는 3,545건(중복 포함)에 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생산활동 관련 규제가 1,693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창업 및 폐업 399건, 안전 및 보건 396건 등의 순이었다. 금형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수도권 조합원사 몇몇의 경우 신제품 개발과 연계한 생산라인 증설이 시급하지만 수도권 규제로 공장증설이 억제되면서 무작정 기다리고 상태”라며 “많은 중소기업정책이 추진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활동규제라는 큰 틀의 정책규제로 대다수 중소업체가 기업경영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위주 산업정책과 대등한 독립 정책 펼쳐야 중소기업인이 가장 희망사항 중 하나는 장관급의 중소기업 전담부서 설치다. 중소기업의 국민경제적 비중과 역할에 맞게 강력한 중소기업정책 추진을 바라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정책과 관련된 집행기능이 각 부처별로 나눠져 있어 이를 지원 받기 위해서는 여기저기 뛰어다녀야 하거나 부처별로 정책판단이 달라 지원 받기 힘들 때가 빈번이 발생하는 등 비효율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상생을 위해 전담부서 신설을 더욱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금처럼 정부 조직상 산업자원부 산하에 중소기업청의 별도조직이 있으면 동등한 입장에서 정책집행이 어렵다는 것.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하청업체가 아니라 동반 성장해야 하는 협력관계라고 강조하려면 대기업 위주의 산업정책과 중소기업정책이 대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한 부서에서 산업정책과 중소기업정책이 함께 집행되면 산업현장에서 대기업의 부당한 단가인하가 적발됐을 때 대기업을 강력하게 처벌하기 보다 양쪽을 고려한다며 흐지부지 넘어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정책집행이 큰 그림에 그려지면 작은 쪽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어 악순환은 반복된다는 우려다. 따라서 대다수 중소기업인이 원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300만 중소업체의 경쟁력 강화와 이런 중소기업이 우리경제의 근간인 허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장관급 전담부서 신설을 이제는 검토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정책의 서비스 질을 높이거나 집행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총괄적으로 정책을 집행하는 독립된 중소기업부의 신설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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