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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검은 월요일']은행 딜링룸 "전쟁터 방불"
입력2008-09-01 21:12:36
수정
2008.09.01 21:12:36
몰려드는 달러 매수 주문…점심시간 손절매수 대거 유입에 시장 패닉
“지금 전화 못 받습니다. 나중에 전화주세요.”
원ㆍ달러 환율이 1일 급등세를 보이며 1,100원선을 훌쩍 넘어서자 은행 딜링룸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외환딜러들은 환율이 수직 상승하자 매수 주문을 시시각각 처리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딜링룸의 딜러들은 끊임없이 전화로 주문을 처리하느라 한시도 자리를 뜨지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치솟는 환율 때문에 일부 딜러들은 점심마저 거른 채 주문을 넣기 위해 전화기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주문과 관련 없는 통화는 아예 연결되지도 못했다. 개인 휴대폰은 아예 꺼놓고 있었다.
이러다 보니 각 은행 딜링룸은 전화통화 소리로 북새통이었다. 특히 외국인의 주식 매도 관련 달러화 매수 주문이 몰린 외국계 은행의 경우 더욱 부산했다.
딜러들은 쉴 새 없이 주문을 내는 동시에 블룸버그 등 통신사 뉴스를 체크하며 ‘환율 이벤트’가 될 뉴스가 나오는지를 예의주시했다. 키보드 두드리느라 아픈 손가락과 긴장한 허리를 주무르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최근 들어 환율 급등으로 하루종일 모니터를 지켜볼 때가 많아 아예 뒷목에 파스를 붙인 딜러도 보였다.
국민은행 트레이딩부의 한 관계자는 “몰려드는 기업들의 매수주문을 처리하느라 바빴다”며 “하루 종일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딜러는 “혹시나 지난달 ‘도시락 폭탄’으로 불린 대규모 매도 개입이 단행될 것을 우려해 딜링룸을 벗어날 수 없었다”며 급박한 분위기를 전했다. 딜러들은 “언제 달러를 사고 팔지 결정하기가 무척 힘들어졌다”고 이구동성으로 하소연했다. 이날은 ‘도시락 폭탄’으로 불린 지난 7월의 대규모 매도개입은 없었다. 그 대신 점심시간을 이용해 손절매수가 대거 유입되면서 환율을 1,110원대로 밀어올렸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치솟자 특히 수입업체의 경우 언제 달러를 사들여야 할지 등을 앞 다퉈 문의했다”며 “유동성이 줄어든 점심시간에 일부 기관이 손절매수에 나서면서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환율이 더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일부 참가자들은 달러 매도 주문을 미리 내놓았는데 예상과 달리 환율이 계속 급등하자 손해를 감수하고 달러를 되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두현 외환은행 딜링룸 차장은 “무역수지 적자폭이 110억달러를 넘어서고 심리적인 저지선인 1,100원이 깨지면서 환율 상승폭이 확대됐다”며 “환율 추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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