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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성 식구들 '한껏 물 오른 연기'

[공연화제] 공연 한달 반 넘긴 뮤지컬 '미녀와 야수'

마법의 성 식구들 '한껏 물 오른 연기' [공연화제] 공연 한달 반 넘긴 뮤지컬 '미녀와 야수' 미녀와 야수가 부족한 2%의 감성을 찾았다. 지난 8월 8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미녀와 야수’의 주인공들의 이미지가 새롭게 바꾸어졌다. 귀여운 모습의 야수는 야성미를 갖추고, 잘 훈련된 인형 같은 느낌이 들었던 벨도 무서운 야수를 사랑하게 되는 아름다운 처녀의 모습으로 변했다. 공연을 기획한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는 “브로드웨이의 야수는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면이 강조됐지만 우리 관객들은 진지하고 야성적인 야수를 원했다”며 “장미 한 송이의 잎이 모두 떨어지기 전에 진정 사랑을 만나지 못하면 영원히 야수로 남아야만 하는 절박한 왕자의 심정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공연 초부터 찬사를 받았던 화려한 무대장치와 조연들의 맛깔스러운 연기, 맥주잔, 숫가락, 포크, 접시 등 각종 소품이 등장하는 활기찬 군무도 새롭다. 또 마법의 성에 살고 있는 식구들의 코믹하고 인간적인 연기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왕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지 못한다면 결국 물건으로 변해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이들은 괴팍한 왕자와 달리 손님들을 극진하게 대접한다. 주인 허락도 없이 벨의 아버지와 벨을 도와주는 촛대 뤼미에르, 괘종시계 콕스워스, 주전자부인 등의 연기가 돋보인다. 빠른 무대장치의 변환과 등장 인물들의 대사를 따라가다 보면 재미있는 볼거리를 놓치기 쉽다. 마법의 성에 사는 식구들이 점차 물건으로 굳어져가는 과정이다. 괘종시계인 콕스워스가 갑자기 등 뒤에 태엽 감는 손잡이가 돋아나고 나중에는 콧수염이 시계바늘로 변한다. 만화는 이들이 이미 마법에 걸려 사물이 된 후로 설정되지만 무대에서는 사물화로 진행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의상과 액세서리로 표현한다. 갈색을 배경으로 한 무대에 돋보이는 벨의 푸른색 원피스, 마법의 성에는 신비를 더해주는 보라색 조명과 빨간 장미 등 색깔을 통해 미녀와 야수를 즐겨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12월 31일까지. (02)3485-8721 장선화 기자 india@sed.co.kr 입력시간 : 2004-09-2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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