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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글로벌]<1>한국휴렛팩커드

역동적인 심플조직 '창의성 寶庫'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젊은이라면 대부분 개인의 창의성과 능력을 존중하는 외국기업을 꿈꾸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경제신문의 글로벌기업 탐방은 첫회로 한국HP를 선택했다. 한국HP는 지난 84년에 휴렛팩커드(55%)와 삼성전자(45%)의 합작으로 국내에 첫발을 내딛은 대표적인 다국적 기업.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에 국내투자의 일환으로 삼성전자 45% 지분마저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850여명의 직원으로 1조 5,000여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한국IBM을 훌쩍 제치며 국내 최대 규모의 다국적 IT기업이 된 곳이다. HP는 업무 환경은 물론 조직 구조에서도 여러 단계를 줄여 창조적 발상을 유도한다는 것이 창업자인 빌 휴렛과 데이비드 팩커드의 기본 철학. '사람들은 창조적인 일을 하기를 원하며, 이에 상응하는 환경이 주어지면 누구라도 창조적이고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HP방식은 삼성이 벤치마킹에 나서기도 해 이목을 끌었다. 하루종일 컴퓨터를 붙잡고 씨름 하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은 대학원생 이효영(서울대학원 전기컴퓨터공학 석사ㆍ여)씨. 요즘 그녀의 최대 관심사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글로벌 IT 기업에 진출하는 것이다. "직장을 선택할 때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일, 자아실현 할 수 있는 곳을 첫번째로 꼽는 시대잖아요. 글로벌 시대에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회사에서 안목을 키우고 역량을 시험해본다는 건 큰 매력 아니겠어요." 전공 따로 취업 따로 하는 선배들도 있지만 그녀는 좋아하는 일을 삶의 한 가운데 놓으려는 신세대다. 국내에 진출한 세계 유수의 다국적 기업 홈페이지를 틈날 때마다 뒤지며 작은 기회라도 주저하지 않고 노크한다. 더구나 국내에 진출한 외국 IT기업 가운데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한국휴렛팩커드(HP)라면 단연 희망 1순위. "막연한 환상만으로는 정작 다국적 기업에 들어간다 해도 일을 제대로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요. 한국HP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전자상거래 과정 보조강사이기도 했던 김재한(단국대 전산통계학과ㆍ남)씨 역시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 적극적인 글로벌 신세대. "휴렛팩커드라면 그저 프린터 만드는 곳, 나아가 서버도 생산하는 기업 정도로 생각했는데 전 세계에서 2만 5,000여 가지 IT 관련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는 설명을 들으니 입이 딱 벌어지더라구요." 한국마사회 DB관리ㆍ콜센터 시스템 운영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우고 있는 그는 "일반 사원과 똑 같은 책상에 낮은 칸막이가 전부인 사장실, 임원실을 보고 그 유명한 'HP방식(HP Way)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현장 방문소감을 밝혔다. 이번 탐방단에서 이공진(이화여대 국제학ㆍ여)씨는 가장 눈에 띄는 커리어를 가진 인물. 그녀는 호주에서 태어나 남태평양 피지에서 자랐지만 한국인은 한국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 지난해 1월 한국에 왔다. 여성부에서 인턴십을 하기도 했지만 공무원보다는 다국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은 학생이다. 그녀는 "전공 과제물로 피오리나 HP 회장에 대한 리포트를 쓰면서 HP라는 거대 조직을 다이내믹한 IT솔루션 회사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며 "소비자의 필요에 맞게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심플한 조직의 모습을 한국HP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HP의 기업역사를 줄줄 꿰는 정기호(고려대 환경공학과ㆍ남)씨는 HP만이 아니라 제너럴일렉트릭(GE)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한국HP의 한 직원에게 "컴팩과의 합병을 결정짓는 주주총회가 몰고 올 구조조정 한파가 걱정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진 뒤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대답을 듣자 눈을 휘둥그레 했다. "수백명이 해야 할 업무를 몇십명 정도의 최소인원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경쟁력을 구축해 놓았기 때문"이라는 HP직원의 설명에 고개는 끄덕이면서도 '과연 그런가'라는 의구심을 지우지는 못하는 모습이었다. 연구소보다 외국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박진석(고려대학원 바이오 마이크로시스템 전공ㆍ남)씨는 기술경영에 눈길을 두고 있다. 그는 "HP직원들의 표정에서 일에 쫓긴다기 보다 자율적으로 일을 찾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며 책임과 권한을 함께 주는 자율적인 경영스타일을 볼 수 있었다"고 이번 탐방의 결과를 자평했다. 외국기업에 대한 막연한 동경에서 그치지 않고 다국적 기업의 진면목 일부라도 쥐어 잡으려는 이들 표정에는 글로벌 세대의 열정이 역력했다. 반나절 조금 넘는 짧은 일정 가운데서도 한국HP의 성공 비결을 찾느라 애를 썼던 탐방단은 "한국HP가 국내투자와 국내기업 부품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며 "외국기업은 그저 한국에서 자신의 잇속만 챙겨간다는 선입견을 깬 것이 큰 수확"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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