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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코엔 신작 '레이디 킬러'

올해 칸 영화제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신인 감독들의 대거 입성이었다. 박찬욱은 그랑프리를 거머줬지만 왕자웨이는 빈 손이었다. 총 5회의 화려한 수상을 자랑하는 코엔 형제의 신작 ‘레이디킬러’도 조연 일마 P. 홀의 심사위원상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다고 이 영화를 애써 깎아 내릴 필요는 없다. 코엔 영화 특유의 냉소적 웃음은 다소 사그러 들었지만 허위의식을 향한 통렬한 풍자와 재기 발랄한 배우들의 연기는 여전히 빛을 발한다. 과거 평단에서 사랑을 받았던 코엔 형제는 이제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노리는 듯 하다. 시 낭송과 클래식 연주를 즐기는 대학교수 도어 박사(톰 행크스). 어느날 한적한 시골마을에 혼자 사는 먼순 부인(일마 P. 홀) 집에 찾아와 지하실을 빌리겠다고 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 먼순 부인은 시끄러운 건 질색이지만, 영국식 악센트가 섞인 도어 박사의 화려한 말발에 넘어가 그를 집에 머물게 한다. 그러나 품위 있는 언변과 달리 도어 박사는 먼순 부인 집의 지하실 벽을 뚫어 미시시피 강가의 카지노 금고를 털 계획을 품고 있다. 이를 위해 굴착 전문가 팬케익(J. K. 시몬스)를 비롯 5명의 어설픈 ‘정예 멤버’를 모은다. 하지만 이들은 개에게 방독면을 씌워 질식사를 시키는가 하면 다이너마이트를 잘못 사용해 곤경에 빠지는 등 실수 연발이다. 우여곡절 끝에 카지노를 터는데 성공한 도어 박사 일당. 하지만 어수룩해 보이는 먼순 부인에게 발각되면서 일은 꼬이기 시작한다. 부인을 설득하는데 실패한 일당은 이 ‘레이디’를 죽이기로 뜻을 모으지만 먼순 부인은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는다. 포스터만 보면 오랜만에 코믹물로 복귀한 ‘톰 행크스’에게 눈이 가지만, 정작 화려한 연기를 선보이는 건 먼순 부인 역의 ‘일마 P. 홀’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다섯 일당들을 물리치는 그녀의 활약은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칸이 선사한 심사위원상은 헛된 게 아니었다. 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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