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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업체 주도권잡기 경쟁 치열

자동차부품·소형생활가전 유럽·日업체 각축 '한국시장을 공략하라.' 올들어 한국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외국업체들의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이는 한국시장 자체의 매력도 크지만 세계적인 경제블록화 추세에 따라 동북아지역의 거점마련이 시급하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공략 품목도 통신, 자동차부품, 소형가전, 택배 등으로 다양해 지고 있다. ◇자동차부품 차세대 첨단 디젤엔진인 커먼레일 시장을 놓고 미국 델파이와 독일 보쉬가 국내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환경 친화형이라 벤츠, BMW, 아우디, 포드, 르노 등 세계적 메이커들과 국내 업체들이 앞다퉈 도입에 나서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한발 앞서 기선제압에 성공한 곳은 보쉬. 최근 현대자동차에 6만대의 커먼레일 시스템을 납품키로 하는 등 올해 총 12만대를 공급한다. 연간 생산계획이 결정돼 있어 현대차에만 물량을 늘리기 어려운 상태지만 도입단계인 국내시장 공략을 위해 물량 공급을 전격 결정했다. 델파이는 지난 3월 자사의 커먼레일 시스템인 '멀텍1400'을 포드의 차세대 디젤 차량 '포커스'에 납품한 여세를 몰아 한국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특히 창원에 위치한 합작사 델파이 디젤시스템스 코리아를 통해 커먼레일 부품인 펌프와 인젝터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21%를 차지했던 디젤엔진차량 비중이 2005년에는 28%까지 늘 것으로 전망, 보쉬와 델파이의 국내 시장 쟁탈전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택배 그동안 국내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대리점 형태로 활동했던 국제특송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100% 츨자나 합작 투자로 전환하기 시작하면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DHL, 페덱스, TNT, UPS 등 4대 국제특송 업체가 한국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75%. DHL은 한국을 동북아시아 물류 중심지로 키운다는 야심이다. 이를 위해 오는 7월 노스트웨스트와 업무 제휴를 맺고 미주 지역 서비스를 확충한다. 이미 유럽과 아시아 지역은 루프트한자ㆍ캐세이패시픽을 통해 안정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DHL의 추동화 상무는 "인천공항을 통해 블라디보스토크, 상하이, 몽고 등 동북아 지역으로 나가는 물량이 하루에 3톤으로 한국이 주요 물류 기지로 떠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페덱스와 TNT, UPS도 10% 내외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시장의 37%를 차지하고 있는 DHL를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00% 출자법인을 설립한 페덱스는 신공항 화물청사에 시간당 6,000개의 화물 분류 시스템을 갖추고 주 14회씩 자사 항공기를 띄우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다. TNT는 지난 3일 온라인 서점인 와우북과 해외배송에 대한 제휴를 체결했으며 자동차 물류를 한국에서 제공하기 위해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지난 96년부터 대한통운과 합작투자 형태로 활동중인 UPS는 지난해 경쟁사인 페덱스의 정명수 사장을 영입, 반격에 나섰다. ◇휴대폰 세계 1위의 휴대폰 생산 업체인 노키아는 지난 3월 '노키아 8887'과 '노키아 8877' 등 한국형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노키아는 '고객 서비스'로 승부를 걸 생각이다. 올해 안에 서울 강남과 신촌, 부산 서면 등 3 곳에 고객센터를 설립하고 고객 상담실과 지정 서비스센터 등을 폭넓게 운영함으로써 한국 고객의 믿음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또 신제품 출시와 함께 대대적인 매체 광고를 병행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모토로라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하반기에 다양한 컬러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최근 출시한 CDMA 2000용 모델인 'V.'도 시장공략 기반으로 삼을 계획이다. 가죽 전문브랜드인 '코치'와 제휴를 맺고 공동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등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기업자원관리(ERP) 외국기업들이 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SAP와 오라클이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다. SAP는 최근 '사내 마케팅'이란 색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내 직원들의 애사심 배양이 곧 고객에 대한 서비스 수준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이다. 마케팅 비용도 예년보다 20% 이상 늘려 잡았다. 사내에서 펼쳐지는 마케팅과 외부적인 매체광고를 결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포석이다. SAP는 지난해 매출이 550억원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오라클은 최근 9i데이터베이스를 출시, 기자회견에 이어 오는 11일 개발자를 위한 출시세미나를 갖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데이터베이스 부문에서 세계 정상에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회기(2000년6월~2001년5월)에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 회기(1,300억원)에 비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소형 생활가전 유럽과 일본 업체들이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계 뮬리넥스는 지난해 8월 국내법인을 설립하고 올 4월부터 TV광고를 시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다. 튀김기, 믹서기 등 주방용품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물리넥스는 30대 초ㆍ중반의 일하는 여성을 타겟 소비층으로 잡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네덜란드계 전자회사인 필립스는 여성용 면도기, 무선 다리미, 커피메이커 등 젊은 세대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들을 주력품으로 내놓고 강력한 애프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나쇼날은 드라이어, 면도기 등 강점을 갖고 있는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10년 이상 한국에서 나쇼날 제품을 판매해오던 수입 대리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넓혀나간다는 방침이다. 코끼리 밥솥으로 한국 시장에서 친근한 조지루시는 '그 유명한 코끼리 밥솥'을 내세우며 한국 주부들의 주방 공략에 나섰다. 한국 전기밥솥 시장의 경우 제품력을 갖춘 중소업체들이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브랜드력으로 시장을 탈환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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