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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아이들을 생각하자
입력2003-04-01 00:00:00
수정
2003.04.01 00:00:00
매일 이라크전쟁 속보가 TV와 신문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상군 투입 후 시가전이 벌어지면 민간인 피해가 수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문득 지난해 초 전쟁 직후 긴급구호를 위해 방문했던 아프가니스탄의 아이들이 생각났다. 당시 `월드비전 한국`은 아프가니스탄 헤라트에서 10시간 떨어진 쿠차 마을에서 영양실조가 심각한 5세 미만 영아들에게 영양죽을 나누어주는 급식사업을 실시하고 있었다. 먹을 것이 없어 야생시금치를 먹고 있던 아이들, 그리고 그나마도 먹을 수 없었던 영아들은 나오지도 않는 엄마 젖을 빨다가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었다.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가가호호 방문하던 중 우리 앞에서 민망해하며 고개를 들지 못하던 한 부부가 있었다. 죽어가는 아이에게 배급된 두 달간의 영양죽을 굶주림을 참지 못한 부부가 사흘 만에 먹어버려 아이는 다시 사경을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배고픔은 이토록 처참한 현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현재 전쟁 중인 이라크의 미래 모습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최근 국제연합(UN)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2,300만명의 이라크 국민은 후세인 정부가 제공하는 식량배급에 의존하고 있는데 전쟁으로 인해 현재의 식량배급 체제가 붕괴될 경우 6주를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전쟁이 임박해지면서 평화의 논리가 승리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러나 이제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민간인들에게 필요한 식량ㆍ물ㆍ의약품 등을 위해 기도한다. 소수의 정치논리와 땅빼앗기 싸움인 전쟁의 최대 희생자는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속에서 배고픔으로 떨어야 하는 아동과 여성들이다. 문득 우리 모두가 이라크의 아이들을 생각하며 점심 한끼쯤 금식하면 어떨까, 그리고 그 한끼 값을 국경을 넘어오느라 굶주림에 지친 이라크의 한 아동을 위해 보낸다면 이보다 더 효율적인 투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월드비전은 지난 2월 18일부터 요르단 암만에 국제본부 산하의 긴급구호팀을 파견해 난민캠프에 물자를 배분하고 있다. (후원계좌 안내:우리은행 143-135794-13-008 사회복지법인 월드비전)
<신희경(월드비전 후원관리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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