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에 경기불황까지 겹치면서 소용량 절약형 먹거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단 개봉하면 빠른 시간내 소진해야 하는 식품의 특성상 대용량 상품보다는 소용량 상품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일수 있다고 판단하는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늘어난데 따른 현상이다. 기업들 역시 소비가 둔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소용량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맥주는 지난주 250ml짜리 캔맥주 ‘하이트미니’를 출시했다. 하이트맥주는 12년전 ‘하이트원샷캔’이라는 250ml 소용량 캔맥주를 선보였다 생산 중단했으나 고물가 시대에 부담없이 한잔 즐기기 원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다시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이트는 작은 사이즈를 선호하는 라이트 유저(Light User)나 여성층을 주고객층으로 삼고 편의점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의 4분의1 크기 와인도 등장했다. 와인은 750ml 한병을 다 마시기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을 위해 절반 사이즈인 하프 와인 수입이 꾸준히 늘었는데 신동와인은 이번에 미국 로버트 몬다비의 ‘우드브릿지’ 브랜드로 기존 와인의 4분의1 크기인 187ml짜리 미니 와인을 선보인 것. 이 와인은 손으로 돌려서 뚜껑을 딸 수 있는데다 길거리에 들고 다니면서 마실수 있다고 해 ‘스트리트 와인’이라는 별칭이 붙어있다. 신동와인은 직영점과 현대백화점 매장에서 현재 테스트판매중이며 앞으로 할인마트, 골프장 등에서도 판매할 방침이다. 두산 주류의 ‘처음처럼’ 소주도 120ml 포켓 사이즈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이래 꾸준히 소비되고 있다. 두산은 당초 프로모션용으로 제작했으나 찾는 소비자들이 늘자 대형마트 등에서만 한정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지난 4월 기존 ‘데미소다’ 500ml보다 작은 410ml를 출시한후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이달 들어서는 ‘포카리 스웨트’를 620ml에서 340ml로 용량을 줄이면서 가격도 기존 1,700원에서 1,300원으로 낮춘 소용량 제품을 내놓았다. 롯데칠성음료는 올여름 성수기를 맞아 휴대에 간편한 330ml짜리 ‘아이시스’ 생수를 출시, 롯데 자판기에서 주로 판매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올 4월말 하루야채 3종(레드, 퍼플, 옐로우)를 새로 내놓으면서 기존 하루야채보다 용량을 50ml 줄이면서 값도 기존 1,500원에서 1000원으로 낮췄다. 출시 초기 월 20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하루야채 3종은 7월에는 50%나 성장한 3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샘표식품은 싱글족이 증가하면서 소용량 간장을 찾는 소비자를 겨냥, 지난해 1회용 포장 간장인 6ml 간장을 선보였는데 월 평균 1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인기다. 보통 420g인 일반 두부보다 절반 이상 용량이 작은 180g짜리 ‘CJ 모닝두부’도 최근 월 6억5,000만원어치가 판매돼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판매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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