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연말 증시에 대한 눈높이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미국의 구제금융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금융시장이 신뢰감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는 점도 증시를 압박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 가운데 4ㆍ4분기 코스피지수의 저점을 1,300포인트 또는 그 이하로 전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ㆍNH투자증권 등이 연말 코스피지수의 저점을 1,300포인트 초ㆍ중반대로 잡았다. 고점은1,500~1,700포인트가 주로 포진됐다. 특히 현대증권은 연말 코스피시장에 대해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지수 저점은 1,200포인트로 기존보다 200포인트 이상 대폭 낮췄다. 고점 역시 1,470포인트에 불과하다. 현재보다 코스피지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중심을 둔 셈이다. 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회복이 빨리 진행되기 힘들다고 판단했고 향후 금융경색이 풀리는 기간까지 하향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1~2개월 이후에 지수와 경기가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장도 “실물 경제가 타격을 입은 이상 연내에 증시가 한 차례 더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ㆍ교보증권ㆍ한국투자증권 등도 코스피지수의 연말 저점을 1,400포인트로 예상했다. 다만 대우증권은 연말 코스피 밴드를 1,500~1,800포인트로 예상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금융위기가 수습국면으로 접어든다면 지난달에 기록한 코스피지수 저점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완만한 U자형의 반등을 그릴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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