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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별도모임 갖고 의견조율… 中등 신흥국 통화절상 압박

■환율전쟁 치열한 신경전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오후 경주 이명박 대통령 환영연설 힐튼호텔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해 환영 연설을 하고 있다. /경주=왕태석기자

22일부터 시작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는 예상대로 치열한 환율전쟁의 전장(戰場)이 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7개국(G7)이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를 앞두고 별도 모임을 통해 사전 조율에 나서는 등 선진국과 신흥국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 의장국인 한국은 G20 내 스티어링그룹(운영위원회, 한국ㆍ캐나다ㆍ미국ㆍ영국ㆍ프랑스)을 중심으로 환율갈등 중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 등 중국 측 인사와의 면담이 취소되는 등 환율중재가 난항을 거듭하며 환율전쟁의 실마리를 푸는 데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일본•영국•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등 G7 재무장관들은 이날 정오께 중국 등 신흥국들을 배제한 채 한시간가량 따로 오찬을 함께했다.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통화절상으로 의견을 모으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환율과 국제통화기금(IMF) 지분 문제 등 G20의 민감한 이슈를 놓고 중국 등 신흥국에 밀리지 않기 위한 선진국 간 공동전선 구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선진국 진영을 동원해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공세의 선두에는 환율 문제를 두고 중국과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미국이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최근 G20 회원국들에 보낸 편지에서 무역수지의 불균형 정도, 즉 흑자액과 적자액의 규모를 앞으로 몇 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정 수준 이하로 줄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자국 통화의 약세를 유도하거나 저평가된 통화의 강세를 저지하는 방식으로 환율정책을 펴 (무역)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사실상 중국 등 신흥국에 초점을 맞춘 공세인 것이다. 이에 의장국인 한국이 이번 경주 회의에서 환율전쟁을 종식시켜 G20의 신뢰성과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실제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숨 막히는 벼랑 끝 물밑 협상에 나섰다. 이번 회의 의장인 윤증현 장관은 짐 플래어티 캐나다 재무장관을 시작으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과 연쇄 회동을 갖고 환율전쟁 해법을 모색했다. 하지만 예정됐던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과의 양자 회담은 중국 측이 일정상 이유를 들어 불발됐다. 미국과 중국을 차례로 만나 환율갈등에 대한 조율에 나서려던 계획이 중국과의 사전 만남이 취소됨에 따라 환율갈등 봉합에 험로를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중재자인 한국이 미국 측 입장을 지지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편 리셉션에서는 환율갈등의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 측 재무장관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가이트너 장관과 저우 총재가 웃으며 악수하고 귓속말을 나누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도 중국 측 인사들과 3분 이상 길게 대화를 나누며 환율갈등 봉합을 위한 의장국 차관의 역할에 나섰다. 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역시 저우 총재와 대화를 나누며 중국 측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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