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싼 값에 달러를 빌려 호주와 뉴질랜드 등 고금리 국가에 투자한 뒤 금리차와 환차익을 동시에 노리는 '달러캐리 트레이드(재정거래)'를 했다면 30%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8일 '달러캐리 트레이드, 금융시장 불안정성 높인다'는 내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로금리의 미 달러화 등 금리가 낮은 국가의 현물통화를 조달해 호주와 뉴질랜드ㆍ브라질ㆍ러시아ㆍ남아프리카공화국ㆍ멕시코 등 고금리 국가에 같은 비중으로 투자했을 때 1~10월 수익률은 달러가 30.5%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엔 27.1% ▦스위스프랑 24.7% ▦유로 22.5% ▦캐나다달러 13% ▦파운드 12.4% 등의 순이었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국가의 통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의 금융상품에 투자해 금리차와 환차익을 얻는 투자다. 연구원은 "미국의 단기금리가 일본보다 낮아지면서 엔이나 스위스프랑을 대신해 달러가 캐리 트레이드의 새로운 조달통화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구원은 "외부 충격으로 금리나 환율이 급변동하면 캐리 트레이드를 급격히 청산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면서 "급격한 청산에 따른 금융불안 및 자산가격 폭락 위험 등이 크다"고 지적했다. 캐리 트레이드는 짧은 시간에 청산되는 특징이 있어 자금 조달국의 정책금리 인상 등 변수가 발생하면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유입된 국가의 경제 기초여건과 무관하게 급속도로 빠져나가 금융시장을 교란시키는 등 해당 국가의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최근 "신흥시장의 버블이 꺼지면서 미 달러화가 급격히 절상될 수 있다"며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6개월~1년 내에 달러가치가 15~20% 급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달러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상당 부분 유입된 만큼 갑작스러운 청산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구원은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금융시장의 혼란이 국내로 전염되지 않도록 국제공조의 끊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원은 또 최근 달러화 약세 움직임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캐리 트레이드가 증가하면 원자재시장에 투기자금이 몰려 가격이 폭등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산시장이 과열되지 않도록 감독하고 외화부채 관리를 꾸준히 함으로써 캐리 트레이드에 따른 충격과 부담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