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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스토리] 트러스톤자산운용 '제갈공명'

유망주 주가 떨어지더라도 매도보다 적극적 저가매수<br>과감한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칭기스칸' 이어서 좋은 성과


본 아이덴티티를 시작으로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 그리고 최근의 본 레거시까지. 지난 2002년 이후 10년에 걸쳐 이어진 영화 '본 시리즈'는 긴장감 넘치는 시나리오와 치밀한 연출, 현실감이 강조된 격투신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본 시리즈는 매번 전편을 뛰어넘는 스토리 전개와 구성으로 마니아까지 생겨났고 '속편이 없었으면 서운했을 영화'라는 찬사까지 받았다. 속편은 전편만 못하다는 영화계 징크스를 보란 듯이 깨부순 것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제갈공명펀드 역시 이 같은 '속편 징크스'를 당당히 깬 주인공이다. 제갈공명이 혜안을 발휘해 최고의 전략을 제시하듯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뛰어난 리서치 역량을 기반으로 핵심 종목을 발굴하겠다며 2011년 설정한 펀드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유일한 국내 주식형(공모형) 펀드였던 칭기스칸펀드의 후속작으로 칭기스칸의 운용순자산이 8,000억원대의 초대형급으로 늘어나자 좀 더 액티브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추가해 새 펀드를 만든 것이다. 미래 성장성이 기대되는 가치주와 고성장 산업 내 핵심 종목(성장주)에 함께 투자한다는 기본 전략에서는 칭기스칸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종목 커버리지가 소형주까지 확대됐고 포트폴리오 교체도 좀 더 유연하게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전편의 뒤를 잇는 '2호 펀드'가 아니라 전편에 '액티비티(activity)' 혹은 '적시성'이라는 새 전략을 더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 셈이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정인기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식운용3본부장은 "고객들마다 리스크와 리턴(수익)에 대한 선호도가 조금씩 다른 편"이라며 "칭기스칸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쌓아가는 개념이라면 제갈공명은 좀 더 리스크를 지고 더 큰 리턴을 원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설정한 펀드"라고 밝혔다. 이어 "칭기스칸의 규모가 크다 보니 시장 상황을 바로 반영해 포트폴리오를 꾸리는 데 제약이 있는 반면 제갈공명은 아직 규모도 작고 전략 자체가 활동성을 더한 펀드라서 좀 더 적극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운용순자산 496억원 규모인 트러스톤제갈공명[주식]A는 지난 한 해 18.94%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국내 주식형 펀드 유형 평균(8.34%)과 코스피 상승률(9.38%)을 웃돌았다. 펀드를 운용하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도 지난해 13.91%를 기록해 순자산 1,000억원 이상 운용사들 중 2위를 차지했다. 알토란 같은 단 2개의 국내 주식형 펀드(제갈공명ㆍ칭기스칸)만으로 웬만한 대형 운용사보다 나은 성과를 낸 것이다.

이 같은 우수한 수익률의 비결에 대해 정 본부장은 "'아는 것만 투자한다'는 뚝심이 좋은 성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정 본부장은 "주가가 오른다고 급하게 사면 결국 상투에서 사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시황에 따라 부화뇌동하는 매매는 자제하고 확실히 학습된 종목만 가져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자신감으로 유망 종목 주가가 떨어지면 매도 카드를 만지작거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게 정 본부장의 설명이다.



제갈공명을 비롯해 트러스톤자산운용 펀드의 종목 선정은 모델포트폴리오(MP) 회의에서 70%가 결정된다. 리서치 및 운용역 전원이 참여하는 MP 회의는 매주 목요일 오후 열리는데 이 회의에서 결정된 MP는 펀드에 70% 이상 반영해야 한다. 나머지 30%는 매니저 재량으로 조정할 수 있다. 다만 MP에 포함된 종목 비중을 좀 더 늘린다거나 MP에 포함되지 않았어도 개별 리서치를 통해 유망하다고 전망되는 종목 역시 추가되기도 한다.

제갈공명은 평균 65개 정도의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한다. 칭기스칸(56개)보다는 편입 종목 수나 커버리지(소형주도 편입)가 넓은 편이다. 지난해 10월 초 기준 이 펀드의 편입 종목은 삼성전자(14.05%), 현대차(4.52%), 에스엠(4.39%), 삼성물산(4.3%), LIG손해보험(4.09%) 순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금융지주(3.54%), CJ(3.5%) 등 지주사, 에스엠과 에이블씨엔씨(3.29%) 등 지난해 급상승한 엔터ㆍ화장품주 등도 골고루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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