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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 "이럴수도… 저럴수도…" 최종결정 유보

■ 포스코 "대우조선 입찰 단독 참여"<br>포스코에 자격줄땐 한화등 법적대응 휘말릴 우려<br>낙마시키자니 매각수익 극대화 차질 빚을까 고민<br>인수 참여 업체들 경쟁사 동태 파악에 촉각 곤두



“우리도 당혹스럽다. 아직까지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산업은행의 한 관계자) GS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포스코와 결성했던 컨소시엄 파기를 전격 선언한 이튿날인 14일. 포스코의 입찰자격 유지 여부를 판단할 유일한 열쇠인 산업은행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산업은행도 워낙 갑작스레 등장한 변수 때문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결국 산업은행은 당초 이날 발표하기로 했던 최종 결정을 유보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들도 이날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 포스코는 새벽부터 입찰자격 유지와 관련한 법률적 검토를 하고 긴급이사회를 개최해 단독 컨소시엄 참여를 의결했다. 결정적 악재에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한화ㆍ현대중공업 등 인수후보들 역시 포스코를 포함한 경쟁사들의 동태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맞춰 대응책을 짜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깊어지는 산업은행의 고민=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담당 인수합병(M&A)팀은 이날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차단한 채 법무법인 광장과 법률적인 검토를 했지만 결론에 도달하는 데는 실패했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법률적 검토의견을 받는 데 시간이 늦어지고 있다”며 “미묘하고도 첨예한 사안인 만큼 사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신중하게 따져보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마치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산업은행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만약 포스코의 입찰자격을 유지해준다면 한화 등 다른 후보들의 법적 대응은 불가피하다. 이럴 경우 이명박 정부 들어 첫번째 대형 M&A가 법정소송에 휘말리며 빛이 바랠 수밖에 없고 매각작업 역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공적자금의 빠른 회수를 위해 연내 매각 방침을 수차례 강조해왔던 산업은행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선택이다. 그렇다고 포스코의 입찰자격을 박탈하기도 만만치 않다. 포스코가 인수전에서 낙마할 경우 전체적인 매각과정이 얼룩지는데다 경쟁자가 줄어들 경우 ‘매각수익 극대화’라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포스코는 GS의 갑작스런 태도변화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래저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M&A 전문가는 “산업은행의 최대 목표는 대우조선해양을 비싸게 매각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결국 포스코가 한화나 현대중공업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다면 포스코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고 그렇지 않을 경우 낙마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포스코 “단독 컨소시엄 참여 추진”=포스코는 이날 오전 긴급이사회를 열어 단독 컨소시엄으로 본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는 산업은행이 동의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산업은행의 동의가 있다면 가격 등 내용은 그대로 유지한 채 컨소시엄 구성만 바꿔 본입찰 참여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면서도 “결국 산업은행의 동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모든 공은 산업은행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한편 GS의 컨소시엄 파기 이유가 입찰가격에 대한 포스코와의 의견 차이였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에서는 GS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와 더불어 포스코가 너무 성급하게 컨소시엄을 구성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GS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았더라도 인수성공 가능성이 높았는데 왜 GS와 손잡았는지 모르겠다”며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는 선택이었겠지만 결론적으로는 장고 끝에 악수를 둔 꼴”이라고 말했다. ◇인수후보 기업들 온도차 확연=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들은 각각의 입장에 따라 판이한 반응을 보였다. 한화는 이례적으로 유시왕 부사장이 직접 나서 “포스코-GS 컨소시엄 파기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에 입찰자격을 주거나 입찰 자체를 유찰시킨다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결정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상황에서 강력한 후보인 포스코를 경쟁에서 탈락시키고 혹시 모를 유찰 가능성도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의 결정이 나온 후에 입장을 검토하겠다”며 다소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이는 포스코로부터 후판을 공급받고 있는 특성상 굳이 포스코를 자극해봐야 별 소득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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