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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총리, 경제살리기에 진력을
입력2003-10-13 00:00:00
수정
2003.10.13 00:00:00
조영주 기자
재신임 정국을 맞아 온 나라가 충격과 혼란 속에 사태의 진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직까지 시장에서 현저한 동요의 조짐은 없지만 잠재적인 불안요인이 커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 같은 불안요인은 조그마한 외부적 충격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실제보다 훨씬 크게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 그것은 자칫하면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리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재신임을 못 받을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부담과 혼선은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국정운영의 새로운 틀을 마련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정권교체에 따른 정책기조의 변화가 심한 우리의 정치풍토를 감안할 때 국민과 기업이 받게 될 정책혼선의 하중이 막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에다 대통령선거를 다시 치러야 하는 상황은 경제에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재신임을 받는다 하더라도 우리 경제의 국내적 여건이 확연하게 개선될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물론 부분적으로 사회통합의 효과를 가져오기는 하겠지만 현재의 국회의석 구조나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이 지난 8개월 동안 보다 크게 바뀔 것으로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고 건 내각의 책임은 더욱 막중할 수 밖에 없다. 재신임 정국에서 고 건 내각은 사실상 위기관리 내각이요 중립 내각의 성격을 갖게 됐다. 고건 내각은 국무회의의 구성원들은 그대로지만 향후 치열해질 국민투표 찬반논쟁에서 중립을 지켜야 할 입장에 놓여 있다. 그 만큼 독자적인 정책결정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후 국내기업의 투자가 부진하고 외국인 투자도 주춤거리는 등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데다 소비심리마저 악화,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마저 하향 조정해야 하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미국, 일본, 러시아 등의 경제가 회복의 기지개를 펴고 있고 세계경제 전체로도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나 유독 우리 경제만 침체를 벗지 못하고 있는 터에 재신임 정국이라는 불확실성이 보태진 것이다.
총선에다 어쩌면 대통령보궐선거 까지 치러야 할 내년 4월까지의 6개월 동안 고 건 내각은 책임총리제에 걸맞도록 민생정책 특히 경제의 조타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경제안정은 재신임 정국의 연착륙을 위해서도 필수적 요소다.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진들도 고 건 내각의 정책수행에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치권도 4당 협의회 등을 통해 경제회생 문제에서 만큼은 정부를 도와 이미 정치문제로 발목이 잡힌 경제가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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