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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압력에 능동대처를
입력1999-02-03 00:00:00
수정
1999.02.03 00:00:00
미국이 WTO에 제소한 수입 쇠고기시장의 불공정성은 무리한 요구 투성이다. 한우육과 수입육 전문판매점의 철폐및 한우산업 보조금 철폐, 42%에 달하는 수입관세 등의 인하가 그렇다. 이 가운데 지난해의 수입쿼터중 수입되지 않은 물량의 올해 이월 수입 요구는 이번 WTO제소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쇠고기 수요가 격감한데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정부는 미국측의 이같은 공세에 우선 대응을 자제한다는 자세다. WTO 분쟁해결에 최소한 1년6개월이 걸리는 데다, 우리나라의 쇠고기 수입 개방시기가 2001년 1월로 예정돼 있어 WTO의 판정을 기다리는 것이 실익면에서 유리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미국도 이를 모를리 없다. 굳이 WTO에 제소를 한 것은 수입육 전면 개방에 앞서 국내시장 구조를 바꿔 놓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미국은 쇠고기를 WTO에 제소하면서 인천 신공항이나 의약품·철강·스크린 쿼터 등 한·미간에 현안중인 각종 쟁점도 들고 나왔다. 특히 신공항의 경우 지난해 5월 실시한 500억원 규모의 엘리베이터공사 입찰에서 외국기업을 배제한데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자칫 전면적인 통상분쟁으로 비화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다.
지금 미국의 입장은 자국경제에 어려움을 주는 통상문제를 힘을 배경으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여느면 강자(强者)의 논리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이같은 공세는 중국을 향한 우회적인 압박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의 반발을 의식, 한국을 희생양(犧牲羊)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상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이 본격 제재에 나설 경우 올 무역수지 흑자 250억달러 달성은 물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는 차제에 통상외교를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본자세는 의연하게,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수출업체들도 소나기식 수출을 자제, 미국에 빌미를 주어서는 안된다. 미국도 이제 힘의 논리를 앞세우는 식의 통상외교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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