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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폭테러 공포’ 이스라엘도 전시체제

이스라엘은 아마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입국자가 요청할 경우 여권에 입국 스탬프를 찍어주지 않는다. 대신 입국 스탬프가 찍힌 입국 서류를 내준다. 이는 이스라엘과 국교를 수립한 요르단과 이집트를 제외하고는 아직도 대다수의 아랍국가들이 여권에 이스라엘 입국 스탬프가 찍힌 사람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도 요르단 체류당시 서방기자들로부터 `이라크에 갈 마음이 있다면 여권에 이스라엘 입국 스탬프를 받지 말라`는 조언을 하도 많이 들어 이스라엘 입국시 여권 대신 입국 스탬프를 요청해 받았는데 출입국 직원은 입국 서류를 내주면서도 불쾌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지난 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된지 50년이 넘었지만 이같이 아랍과 이스라엘간의 반목과 불신의 골은 아직도 깊다. 2000여년의 유량생활 끝에 조국을 건국한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5차례나 아랍 국가들과 전쟁을 치렀고 지난 2000년 9월부터는 팔레스타인의 인티파다(민중봉기)가 현재까지 이이지면서 국가가 사실상 전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곳 이스라엘에서는 30일에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4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스라엘인들은 버스를 타다가, 또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불안감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말한다. 이스라엘인들이 전쟁에 대비하는 모습은 처절하다. 이스라엘 정부는 전쟁에 대비, 전국민이 3년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을 확보해 놓고 있다. 또 건물을 건축할 때는 지하 방공호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한다. 남자는 36개월, 여자는 18개월 군 복무를 의무적으로 해야하며 남자는 45세까지, 여자는 40세까지 예비군 훈련을 받는다. 한국처럼 이틀동안 모여 형식적인 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한달간 소집돼 현역 군인에 못지 않은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다. 또 이스라엘 군인은 휴가를 갈때도 개인화기를 갖고 나간다. 이에대해 히브리대학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츠카 야롬(32)은 “우리에게 전선이 따로 없다. 한국은 38선만 지키면 되지만 우리는 집앞 마켓에서, 학교에서 어디든 전쟁을 치를수도 있기 때문에 개인화기를 항상 휴대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인들이 미국의 이라크전을 지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 모른다.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민의 93%가 전쟁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아랍계 이스라엘 국민의 반전 여론이 반영된 것이지 물어보는 사람마다 `유대인은 110% 전쟁을 지지한다`고 얘기한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대다수의 아랍국가가 이스라엘의 존재를 현실로 인정하고 있지만 시리아와 리비아, 이라크를 3대 주적으로 꼽는다. 이중에서도 사담 후세인을 방치할 경우 5년, 10년후 생화학 무기, 나아가 핵무기로 무장해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할 것으로 두려워하고 있다. 텔아비브 대학의 네이타 샤롬 정치학 강사는 “우리는 81년 이라크 원자력 발전소를 공격할 당시 이미 사담 후세인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며 “사담 후세인이 제거되는 것은 기정사실인만큼 이라크에 민주주의 방식의 온건 노선을 걷는 정부가 들어서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이스라엘인들은 표정관리하기 바쁘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조환동 특파원 <미주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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