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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날고 일본은 뛰는데
입력2003-11-26 00:00:00
수정
2003.11.26 00:00:00
박현욱 기자
미국 경제가 날아가고 있고, 일본 경제도 뛰고 있다. 반면 한국 경제는 발목이 잡혀 옴짝달싹 하지 못하고 있으니 나라의 장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상무부는 25일(현지시간)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증가율 수정치가 8.2%로 집계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1개월전 발표됐던 잠정치 7.2%는 물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예상해온 7.6~7.7%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한국이 같은 기간 2.3% 성장에 그친 것과 대조를 이룬다.
미국의 3ㆍ4분기 소비지출은 6.4% 증가해 6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16.7% 늘었다. 미 정부의 감세 정책과 저금리가 성장을 견인한 것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현상은 기업 수익의 개선이다. 3ㆍ4분기 미국 기업들의 생산이윤은 전분기에 비해 11.8%, 1년 전에 비해서는 30%나 증가했다.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은 아직저조한 고용의 증대로 이어져 3분기 같은 급격한 성장은 아니더라도 당분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은 분명하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미국 전국기업경제인연합회(NABE)가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3%, 내년 4.5%로 전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년 미국 경제가 전망대로 성장한다면 지난 84년 이래 20년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10년여 동안 긴 잠을 자던 일본도 이제 깨어나 뛰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80년대 미국시장을 석권했던 일제상품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 부활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략산업으로는 연료전지, 로봇, 정보가전, 바이오, 환경기기ㆍ서비스, 컨텐츠 개발 등 6개 분야가 검토되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우리의 `신성장전략`과 일치한다.
주된 수출국인 미국 경제와 상승 흐름을 같이 타고, 경쟁국인 일본의 성장전략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세워놓아야 한국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 정부는 우선 수출촉진 및 통상외교정책을 재점검하고, 신성장전략을 수정ㆍ보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과 소비자 등 각 경제주체들의 능동적 자세다. 성장동력의 열쇠가 바로 경제마인드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 경제의 실상과 기업들이 처한 상황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정쟁과 대선자금수사 및 집단이기주의에 발목이 잡혀 미국 경제의 급상승이라는 호기를 살리지 못하고 일본의 위협에도 효과적으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날고, 일본은 뛰는데 우리는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니 나라의 장래가 어떻게 되겠는가. 정치권은 정쟁과 별개로 국회에 계류된 경제현안을 조속히 처리하고, 검찰은 기업에 대한 수사를 조기에 마무리 짓기 바란다. 국민들도 위기의식을 갖고 냉정히 현상황을 살펴보자. 지금은 `경제가 살아야 나라가 사는` 국제경제전쟁시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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