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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늘어도 '고용의 질'은 열악

작년 취업자중 무급·비정규직이 절반이상 차지

지난해 사상 최초로 감소했던 일자리가 수출 중심의 일부 경기호조에 힘입어 올 들어 58만개 가까이 늘어나는 등 양적 증가세를 회복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취업자 증가는 양적인 성장에 그쳐 무급 가족 종사자나 비정규직이 전체 취업자 증가의 과반수를 차지하는가 하면 불완전 취업자가 늘어나는 등 ‘고용의 질’은 여전히 열악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통계청의 고용지표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임금 근로자와 비임금 근로자(자영업자 등)를 합한 취업자는 2,267만3,000명으로 지난해 12월의 2,209만6,000명보다 57만7,000명 늘어났다. 이는 1년 전인 2002년 12월~2003년 4월의 취업자 증가 수 10만4,000명을 5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비임금 근로자 중 무급 가족 종사자가 12만7,000명이나 늘어났고 임금 근로자 중 임시직과 일용직이 각각 15만6,000명, 2만6,000명씩 늘어 전체 일자리 증가의 53.6%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취업자 중 임시직 근로자의 비중은 4월 현재 22.95%로 지난해 4월의 22.92%보다 늘어났고 무급 가족 종사자는 7.11%로 지난해 4월의 7.8%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수적으로는 오히려 늘어났다. 취업시간 측면에서도 4월 현재 주당 취업시간이 27시간 미만인 사실상 불완전 취업자가 총 148만9,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6.6%인 것으로 집계돼 지난해 4월의 128만1,000명, 전체 취업자 비중 5.8%를 오히려 웃돌고 있다. 비정규직과 무급 가족 종사자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어나면서 당면 과제인 내수를 살리는 데 장애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현 시점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일자리 창출’이 시급해 고용의 질까지 고려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이 같은 현상이 간과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것은 정규직의 유연성이 부족한 데 따른 시장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현재의 경기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 같은 상황에서 체감경기를 회복시키려면 임금의 수준이나 고용의 질보다는 취업자 수를 늘리는 데 정책의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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