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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달러 환율하락’ 증시 영향은, 외국인 추가 매수세 예상
입력2003-06-18 00:00:00
수정
2003.06.18 00:00:00
이재용 기자
`원ㆍ달러 환율하락세가 증시에 독(毒)이 될까, 아니면 약(藥)이 될까.`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환율하락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환율하락은 국내 수출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저하시켜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한국주식의 투자 매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준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환율하락세가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특성상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의 상황을 보면 외국인의 매수세를 더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8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들의 매수행진에 힘입어 전일보다 1.09포인트 오른 675.75포인트로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2,264억원을 순매수하며 개인 매물과 프로그램 매물을 받아내 지수 상승세를 이끌었다. 외국인들은 지난 5월28일 이후 15일 연속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 같은 외국인 주식 매수로 국내 시장에 달러 공급이 넘치면서 원ㆍ달러 환율은 지속적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4월4일 1,258원으로 올들어 최고점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이어가 지난 17일 1,184원까지 떨어지며 지난 2월7일 이후 4개월여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불과 2개월여 만에 5.9%나 떨어진 것이다. 이 같은 환율하락세는 외국인의 주식 매수 이외에도 미국의 달러화 약세 용인, 무역수지 개선, 은행권의 외화차입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오후 4시 현재 전일보다 70전 오른 1,184원70전에 거래됐다.
◇환율하락으로 외국인 매수세 이어질 가능성=환율이 단기간에 10% 이상 하락한 지난 98년과 2000년 두 차례의 국면에서 외국인들은 대규모 주식매수에 나선 적이 있다. 물론 IMF 체제돌입 직후와 대세반전 초기국면이라는 점에서 현재 상황과의 단순비교는 다소 무리가 따르지만 나름대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원ㆍ달러 환율하락은 미국자산 대비 다른 국가 자산의 상대적인 메리트를 증가시키고 환차익을 극대화시켜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글로벌펀드와 같이 장기투자에 나서는 외국계 자금은 상대적으로 환율동향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 반면 단기투자에 나서는 헤지펀드의 경우 환율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은 다른 나라에 투자할 때 해당국가의 컨트리리스크와 함께 환율변수를 고려하게 마련”이라며 “외국인 주식매수가 환율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외국인 매수세를 유인하는 선순환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관련주 이익모멘텀 둔화는 부담=물론 환율이 하락하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저하시켜 수출 관련주에 악재로 작용한다. 특히 경기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경기민감도가 높은 수출관련주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하락 추세가 이어져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출업계가 제시하는 적정 환율수준은 평균 1,229원으로 현재 환율보다 40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하락은 수출주의 이익모멘텀에 부정적이지만 환율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지 않고 박스권 내에서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인다면 수출 관련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달러약세를 바탕으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늘어나 채산성 악화 부문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환율하락 수혜주 단기관심=환율이 하락하면 원재료 수입가격이 하락하고 외화부채의 상환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 이에 따라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종목과 외화부채가 많은 종목들이 환율 수혜주로 거론된다.
홍순표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하락할 경우 철강ㆍ음식료ㆍ비철금속ㆍ종이목재 등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업종과 철강ㆍ해운ㆍ항공 등 달러표시 외화부채가 많은 업종에 단기적인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고 설명했다. 홍 애널리스트는 환율하락 수혜주로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CJㆍ삼양제넥스ㆍ대상ㆍ대한제분ㆍ포스코ㆍ아세아제지 등과 외화부채 비중이 높은 하이트맥주ㆍINI스틸ㆍ풍산ㆍ대한항공ㆍ현대상선ㆍ호남석유 등을 꼽았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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