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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규율 확립으로 신용위기 막아야
입력2003-04-24 00:00:00
수정
2003.04.24 00:00:00
남문현 기자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없는 신용불량자가 3백만명에 육박,심각한 신용위기를 맞고 있다. 경제활동인구 100명중 13명이 신용불량자다. 신용불량자수는 지난 2002년말 263만명에서 매달 10만명씩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한달 동안에만 12만명이 늘어났다. 하루 4천여명씩 신용불량자가 양산되고 있는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앞으로 단기간 내에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신용불량자 수가 줄어들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같은 신용불량자의 양산은 곧 신용위기를 의미한다. 이 같은 금융부실에 따른 금융불안은 사회불안의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물론 신용불량자수 못지않게 않게 연체금액이 중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경제활동인구의 10%이상이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없는 신용불량자라는 사실은 경제문제의 차원을 넘어 사회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처럼 신용사회를 위협할 정도로 신용불량자가 급증하고 있는 데는 카드사를 비롯한 관련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대출행위와 이를 정책적으로 적절히 감독,통제하지 못한 점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무엇보다도 카드사와 일부 금융기관이 철저한 신용조사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신용카드를 남발하고 신용대출을 늘린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개인의 금융거래 실적과 상환능력등에 대한 철저한 신용조사과정을 거쳤더라면 이처럼 신용불량자가 양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둘째 정부가 신용카드 사용 확대정책을 펴면서 신용카드사의 영업행태와 신용대출 등에 대한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도 문제를 악화시킨 원인으로 지적된다. 자신의 소득과 상환능력 등을 감안하지 않고 빚을 끌어다 쓴 신용불량자의 책임이 가장 큰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신용불량자가 계속 늘어나는 경우 경제 및 사회불안의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선 시장규율 확립이라는 원칙을 지키면서 개인워크아웃제도의 활성화 등을 통해 기존 신용불량자가 신용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터주어야 한다. 더 이상 신용불량자가 양산되지 않도록 신용카드 발급과 신용대출 등에 있어서 신용조사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신용불량자가 급증하고 있는 데는 사회전반의 도덕적 해이에 편승해 재산이나 상환응력이 있으면서 연체자가 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만큼 이러한 도덕적 해이를 근절할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신용이 없는 사람이 초래한 비용이 신용을 지키는 사람한테 전가되지 않도록 엄격한 시장규율을 확립하는 것이 신용불량자 양산을 막는 근본적인 대책이다.
<남문현기자 moon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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