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추석 때 시세가 좋은 청피망을 대거 내놓으면서 홍피망 물량이 급격히 줄어 공급이 부족해진 탓이다. 홍피망은 청피망이 빨갛게 익은 것이다.
12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따르면 피망(10㎏ㆍ상품) 도매가격이 12만7,810원으로 지난해 이맘때의 6만~7만원에 비해 두 배가량 올랐다.
소매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이마트에서 홍피망(2입봉)은 지난해 2,780원에서 현재 8,100원으로 세 배가량 뛰었다.
홍피망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강원도 홍천 등지에서 전라도 대촌ㆍ나주로 산지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9월 잇따른 태풍 여파로 전라도 농가들이 아주심기(정식)를 늦게 시작해 예년보다 출하 시기가 지연된 것이 주 원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라도에서는 태풍 피해로 하우스가 날아가는 등 피해를 입으면서 정식을 평년보다 10일가량 늦게 해 전라도 산지 출하 지연으로 물량이 부족해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추석 시즌에 피망 시세가 좋아 가격 강원도 일대에서 청피망을 앞당겨 출하한 것도 홍피망 가격 상승에 작용했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청피망은 정식 후 45~50일이면 수확, 홍피망은 청피망 수확 시기보다 30일이 더 있으면 수확 가능한데 추석에 가격이 평년보다 높게 거래되자 홍피망을 기다리지 않고 청피망을 수확한 농가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가격이 이상 급등한 홍피망은 전라도 물량이 나오는 이달 말쯤에는 가격 안정세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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