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참치는 20여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켜온 국민 대표 먹거리인 만큼 그동안 남겨 온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우선은 출시 당시. 당시 참치캔은 후진국에서는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이어서 당시 국민소득 1,000달러를 넘는 수준에 그쳤던 우리나라에서는 참치캔이라는 제품이 생소하기 그지없었다. 82년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은 머지않아 우리 국민소득이 2,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당시로선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참치캔 출시라는 모험을 한 셈. 낮은 소비자 인지도와 광고 마케팅 비용에 고전을 금치 못하자, 김 회장은 자신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현장에서 뛰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동원산업 모든 임직원은 평일에 전국 매장을 돌며 제품 진열과 판매에 앞장섰고, 휴일엔 유원지나 기차역 주변, 등산로 입구 등에서 행락객을 중심으로 동원참치를 넣어 끓인 김치찌개 시식행사 등을 펼치며 제품 인지도를 높여 갔다는 것. 90년대에는 참치캔의 인기로 인한 에피소드도 탄생했다. 1994년 북한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감돌면서 전국에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일었다. 당시 품귀현상을 보인 3대 생활용품이 라면, 부탄가스와 참치캔. 영양가가 높은데다 가격 부담이 적고 보관이 긴 참치캔은 당시 곳곳의 매장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98년에는 미국 SF영화에 소품으로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영화 ‘고질라’에 동원참치가 등장한 것. 동원F&B관계자는 “정식 PPL이 아니라 전적으로 제품의 유명세 때문에 벌어진 일로 당시 소품 담당자가 영화 전개상 아시아권 국가의 식품 통조림이 필요했는데 동원참치가 아시권의 대표적인 통조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사용하게 된 것”이라는 후일담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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