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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디플레 조짐 '만년흑자국' 비틀
입력2001-03-14 00:00:00
수정
2001.03.14 00:00:00
[흔들리는 세계경제] 2. 침체늪 日경제주가지수 1만1,000엔대, 악성 디플레이션 조짐, 최악의 체감경기….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을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일본경제가 다시 장기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어가는 양상이다.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는 16년 만에 처음으로 1만2,000엔선이 붕괴됐고 금융기관들은 주식평가손 부담과 부실채권에 짓눌려 숨도 쉬기 힘든 지경이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일본은행 신용등급 하향설로 14일 은행 관련주들은 줄줄이 폭락했으며 기업도산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2000 회계연도 중 기업부채는 사상최고치를 돌파한 상태다.
경상흑자폭은 지난 1월 중 전년대비 60% 가까이 줄어들어 '만년 흑자국' 일본의 위상을 흔들어놓을 기세이고, 경기침체 속에서도 물가가 곤두박질치는 디플레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꽁꽁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중 정보기술(IT) 부문의 호황에 힘입어 닛케이지수가 2만엔대를 돌파하고 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타던 점을 감안하면 일본경제는 채 1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유례없는 추락을 한 셈.
당국은 금리인하와 긴급대책 마련 등을 내세우며 무너지는 경제를 일으켜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14일 일본 내각부가 전국의 택시기사나 가게 점원 등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하는 체감경기판단지수는 2월 중 사상 최저치인 39.6까지 떨어졌다.
1월 중 경상수지는 2,500억엔에 못 미치는 소폭 흑자를 내는 데 그쳐 97년 1월 이래 최저수준으로 하락, 가뜩이나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일본정부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3월 결산기를 앞둔 시점에서 주가가 1만2,000엔을 밑돌 정도로 폭락,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은행들의 부실채권 처리가 암초에 걸리자 정부와 여당은 증시활성화와 부실채권처리안을 마련하기 위한 긴급경제대책본부를 15일부터 설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8월 경기가 회복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했던 일본은행도 19일 열리는 정책위원회에서 무담보 콜금리를 현행 0.15%에서 다시 0%로 인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당국의 노력이 일단 얼어붙기 시작한 일본경제에 불을 지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일본경제에 대한 외국의 불신이 깊어진 상태이고 개인들의 소비심리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경제의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정치가 사실상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여당이 내놓을 경제대책이 국내외의 호응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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