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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임금, 기는 생산성
입력2003-06-20 00:00:00
수정
2003.06.20 00:00:00
전용호 기자
최근 몇 년간 제조업부문의 임금상승률이 생산성 증가율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돼 국내 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생산성본부가 발표한 분기별 노동생산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 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 동안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년 평균 5.5% 증가한데 비해 실질임금은 7.4% 증가했다. 임금 상승률이 노동생산성 증가율보다 1.9%포인트 웃돌고 있는 셈이다. 특히 2001년의 경우 노동생산성은 0.7% 감소한데 반해 시간당 실질 임금은 4.0%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상승률이 노동생산성을 웃도는 현상은 외환위기 이후 경제회복 과정에서 임금인상이 큰 폭으로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임금 및 근로조건 개선 등을 둘러싸고 노조를 앞세운 근로자의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임금 상승 폭이 생산성을 웃도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임금이 생산성을 웃도는 상황이 계속되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생산성 범위 내에서 임금상승이 이뤄지는 메커니즘 구축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제조업은 중국 등 후발국의 빠른 추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높은 인건비등을 견디지 못해 해외로 탈출하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신규투자 부진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거나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이 계속 늘어나면 제조업 공동화에 직면하게 된다.
제조업은 수출 고용 등의 면에서 여전히 우리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주력 산업이다.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는 있으나 소득수준과 경제발전 단계등에 비추어 앞으로 우리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경쟁력을 결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가격 경쟁력이고, 가격경쟁력은 인건비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경쟁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임금인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임금협상 관행의 개선이 필요하다.
아울러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내 기업의 생산성 제고노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경쟁력을 저렴한 노동력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술개발과 디자인개선 등을 통해 품질경쟁력을 높이고 산업구조고도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고임금을 극복하는 근본적인 대책이다.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정수준의 임금인상과 함께 생산성 향상 노력이 절실하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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