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의 핵심 1급인 산업정책실장에 박일준(사진) 에너지자원정책관이 내정된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당초 알려진 1급 인사 구도와는 다소 다른 것이어서 산업부가 1급 발 2차 인사 태풍권에 들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최근 전자부품연구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청원 산업정책실장 후임에 박일준 국장을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포항 출신인 박 국장은 같은 행시 31회 동기인 박원주 대변인과 이인호 창의산업정책관과 함께 그동안 1급 승진 후보자로 꾸준히 거론됐었다. 하지만 산업정책실장에 박 국장이 낙점된 것은 다소 의외라는 게 산업부 반응이다. 박 국장은 미래창조과학부 근무와 에너지 등 다양한 정책 경험이 후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국장의 1급 승진에 따라 산업부는 1급과 국장급 연쇄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선 대규모 인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우선 다른 1급 자리인 무역투자실장과 기획조정실장 인사가 가시권이다. 기획조정실장엔 박원주 대변인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고 무역투자실장에는 이인호 국장 등이 후보군에 들어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행시 31회 출신 1급 시대를 연 만큼 이 보다 선배인 1급 일부가 후배를 위해 용퇴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앞서 지난달 특허청장을 인사를 두고 산업부는 1급이 사퇴하는 홍역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1급 인사가 당초 시나리오대로 진행되지 않고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되는 사례가 적지 않아 국장급 간부가 1급으로 승진할지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공직자윤리법상 공무원의 재취업 금지대상에 제외된 산하기관장 인사조차도 엉클어지는 게 요즘 관료 인사 풍경이다.
경제부처의 한 국장은 "요즘 공무원 인사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알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인사가 너무 늦어지면 정책 추진과 사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급적 교통정리를 빨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정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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