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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오브 샘

1976년 여름 뉴욕의 브롱크스 거리. 찌는듯한 더위를 피해 자동차에서 심야 데이트하던 연인이 머리에 44구경 권총 탄알을 맞고 죽는다. 바람둥이 유부남 헤어드레서 비니는 처음 살해당한 여자가 자신과 내연관계였음을 알고 불안에 휩싸인다. 더욱이 스스로 ‘샘의 아들’이라고 밝힌 살인범은 우체국과 신문사에 메시지를 보내고 갈색 머리의 여자 또는 자동차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을 차례로 살인한다. 브롱크스는 공포에 휩싸이고 광적으로 변한 젊은이들은 용의자를 지목하며 폭력을 일삼는다. 비니의 친구 리치가 살인범으로 지목되고 비니는 공포감에 무너져 간다.<말콤 X>로 억압받는 흑인들을 조명, 할리우드 최고 인기 흑인감독으로 군림하고 있는 스파이크 리 감독의 화제작<썸머 오브 샘>. 줄거리가 말해주듯 연쇄살인사건에 포커스를 둔 영화다. 실제 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제작 당시 피해자들의 유족들로부터 제작 포기 위협과 살인범 샘의 ‘돈에 미친 감독’이란 야유가 쏟아지는등 숱한 뒷얘기를 남기기도. 영화는 연쇄살인사건에서 비켜나 이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공포에 더욱 큰 관심을 갖는다. 물론 아무 이유없이 뚜벅뚜벅 다가가 44구경 권총으로 무자비하게 난사하는 살인범의 모습이 화면 가득 피범벅 공포로 다가온다. 하지만 정작 관객을 더욱 오싹하게 하는 것은 살인범이 아닌 일반인들 스스로 만들어 내는 폭력과 공포다. 리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내가 살아왔고 내가 직접 목격한 이야기다. 그 당시 사람들은 모두 서로를 살인 용의자로 지목하며 극단으로 치달았다. 사람들이 무서웠다”고 했다. 리 감독은 이런 공포를 연기력 있는 신인에게 맡기는 모험을 해 성공했다. 1996년작<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의 사촌 오빠로 출연했던 존 레귀자모가 비니역을 맡았고<씬레드 라인>에서 파이프 하사역을 맡았던 애드리안 브로디에게 리치역이 맡겨졌다. 박창진 기자입력시간 2000/03/2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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