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국내 증시를 보면 1~2월에는 코스닥시장이 강세장이었으며 3월에는 코스피가 강세를 보였다.
올해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경험적으로 보면 4월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3월보다 상승탄력이 둔화되는 특징이 있었다. 이런 현상은 미국과 유럽 증시에서도 비슷하게 발견된다. 왜 그럴까. 4월에 어닝시즌이 시작되면서 연초에 가졌던 경기회복의 기대치 대비 1·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4월은 기업 실적발표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시점이다. 한국은 오는 4월7일 삼성전자(005930)가 1·4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할 예정이고 미국은 4월8일 알코아가 1·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본격적인 실적시즌에 진입하게 된다.
과거 4월 주식시장을 상기해 보자. 지난 2012년 4월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재부각됐기 때문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하락했다. 2013년과 2014년은 오히려 코스닥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두 시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양 시장의 기업 이익추정치 변화가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국내 기업들의 전반적인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됐다. 다만 코스닥 기업의 이익추정치 하향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4월 증시의 계절성은 실적 때문에 발생한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최근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저점 형성 이후 다소 상향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가하락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와 원·달러 환율 상승의 효과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코스닥보다 먼저 하향 조정 마무리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 부분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실적은 개별 기업의 문제다. 개별 기업별로는 유가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를 반영하는데 시차가 다르고 개선의 정도도 기업별로 천차만별일 것이다. 결국 '실적 눈치 보기 싸움'이 심해질 것이고 경계심리도 높아질 것이다. 이런 투자심리는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4월 증시는 한 템포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올해 4월에는 최소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나빠질 가능성은 적다는 측면에서 주가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 또 금리인하(저금리), 유가하락(저유가), 환율상승(저원화) 등 기업실적에는 우호적인 신3저 국면이 지속돼 2·4분기 이후 실적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주가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한국 시장의 저평가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단기 주가조정이 진행되고 어닝시즌에 대한 경계감이 있지만 긴 흐름에서 올해 4월은 실적이 좋은 업종이나 종목을 선별하는 시기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번 어닝시즌은 조정과 기회가 공존하는 무승부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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