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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후 한층 깊어진 미국의 고민
입력2000-05-19 00:00:00
수정
2000.05.19 00:00:00
미 연방준비이사회(FRB)가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인플레 압력이 고조됨 따라 지금까지 고수했던 0.25%포인트의 인상폭을 확대했지만, 정책 방침이 사전에 알려짐에 따라 시장 혼란을 초래하지 않은 「원만한」 금리 인상에 그쳤다. 하지만 그 때문에 과열 경기를 식히고 인플레를 억제한다는 긴축정책 본래의 효과가 줄어든다는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이번 미 금리 인상은 지난해 6월 금융 긴축이 시작된 이래 6번째다. 특이한 점은 금리 인상폭을 0.5%포인트로 확대했다는 점. FRB의 긴축정책이 인플레「예방」에서 「억제」 위주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 시장도 FRB의 이같은 궤도 수정을 간파됐다. 4월 중순 뉴욕 증시가 급락한 것도 시장 참가자들이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전제로 투자 전략을 수정한 데서 비롯됐다. 이후 FRB 당국자가 대폭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등 FRB와 시장이 「대화」를 이어간 덕에 시장은 혼란에 빠지지 않았다.
바로 이 점이 FRB의 고민거리다. 지금까지의 금융 긴축으로 주가가 조정돼 증시 거품(버블)은 점차 꺼지고 있지만 그 진행이 너무 더딘 나머지 인플레를 방지하고 경기팽창 속도를 줄이는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 원인 중 하나는 단기금리를 올려도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장기 금리가 오르지 않는 점이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연방기금 금리는 약 9년만에 최고치인 6.5%에 달했지만 장기금리는 오히려 6.4%대로 하락했다. 이같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인플레가 억제될 것이라는 신뢰와 풍부한 자금 유입으로 비롯돼, 과열 경기를 식히는 효과를 반감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금리를 얼마나 높여야 할지 판단하기도 어렵게 됐다. 시장에선 미 단기국채금리가 연 7.0~7.5%까지 올라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앞으로 경기 감속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인플레 발생 후에 금리가 쫓아 올라가는 최악의 코스를 밟을 수도 있다. 일본을 포함해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인플레 가속 요인이다.
주가 폭락 없는 경제연착륙을 겨냥한 미 금융정책이 가장 어려운 난제에 봉착함에 따라 향후 일본의 금융정책도 적잖이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5월18일자입력시간 2000/05/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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