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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성 (주)우주기공 사장(창업스토리)

◎맨드럴 금형 국산화 집념 결실/공고 졸업후 ‘주경야독’하며 창업채비/퇴직금·저축 모아 임대공장 마련 출발/올 매출 50억… 믹서기등 다각화 계획도김연성 (주)우주기공 사장(36)은 지난 88년 여름밤 부산 바닷가의 임대공장에서 센터리스 연마기와 씨름하고 있었다. 골프채, 낚싯대용 금형인 맨드럴(Mandrel)을 국산개발해보자며 회사를 차린지도 어느새 4개월이 흘러가고 있었다. 창업자금은 거의 바닥나고 있는데 맨드럴 금형은 아직도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맨드럴 금형이란 원통형의 철봉을 깎아 지휘봉처럼 끝이 가늘게 만든 것으로, 갈수록 굵기가 가늘어지는 낚싯대와 골프채는 이 맨드럴 금형을 기본틀로 삼아 카본시트 등 복합 플라스틱소재를 말아서 제조된다. 김사장은 80년 부산기계공고를 졸업한 후 낚싯대 생산업체인 은성사에 입사하면서 맨드럴이라는 금형을 접했다. 간단해보이는 맨드럴 금형을 국내에서는 만들지 못하고 일본에서 수입해오는 형편이었다. 국내에서는 열처리가 되지 않는 만큼 일본에서 아예 열처리된 봉을 가져다가 어떻게든 가공해낼 작정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아대 기계학과에 진학한 김사장은 주경야독의 생활이 마감되자마자 바로 창업채비를 서둘렀다. 김사장은 88년 봄 퇴직금과 그동안 저축한 돈을 모아 3천만원을 장만, 부산시 사하구 구평동에 70평 규모의 자그만한 임대공장을 마련했다. 공장안에 선반, 센터리스 연마기 등 중고기계 3대를 설치한 김사장은 맨드럴 금형의 국산화에 매달렸다. 이미 열처리돼 단단해진 쇠를 가공하는 터라 연마석으로 갈아서 모양을 내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그러나 사람 손으로 연마기를 운전하면, 어떤 곳은 너무 많이 깎이고 다른 부분은 적게 연마돼 표면이 울퉁불퉁하기 일쑤였다. 방법은 컴퓨터 제어시스템인 슬라이드 박스를 개발해내는 것 뿐이었다. 김사장이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고안해낸 슬라이드 박스는 연마기의 회전속도를 조절해 절삭량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맨드럴 금형을 매끄럽게 가공해냈다. 이렇게 해서 수입의존해온 맨드럴 금형은 88년 가을 부산의 조그만 임대공장에서 국산화됐다. 김사장은 자체생산한 맨드럴 금형의 샘플을 들고 낚싯대 회사들을 찾아다녔다. 수입품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납기를 단축해주는 이점이 있었다. 낚싯대업체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우주기공이 양산채비를 갖추는대로 주문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중고기계 3대로는 맨드럴 금형을 양산할 수 없었다. 김사장은 담보가 없다는 이유로 은행에서 퇴짜를 놓자, 고리의 사채를 빌려 설비를 장만하고 원자재를 들여왔다. 까딱 잘못하는 날이면 모든 것이 날라갈 판이었다. 다행히 주문이 폭주하면서 김사장은 1년안에 모든 빚을 갚았다. 90년대에 접어들자 거꾸로 일본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중국 낚싯대회사들이 우주기공의 맨드럴 금형을 찾았다. 김사장은 급히 영어를 배워가며 외국으로 날아가 수출상담을 성사시켰다. 김사장은 93년 부산 장림동에 대지 5백평, 건물 4백평 규모의 자가공장을 매입, 생산시설을 대폭 확장했다. 낚싯대 금형에 이어 골프채 금형을 본격 생산할 작정이었다. 김사장은 자체생산한 골프채용 맨드럴 금형을 미국 팔조이사 등에 수출했다.금형의 품질에 만족한 팔조이사는 지난해 김사장에게 감사의 표시로 팔조이 골프채의 한국 판매권을 맡겼다. 쇠를 만지는 이공계 출신의 김사장으로서는 전혀 예상치못한 골프채 판매사업에까지 나서게 됐다. 우주기공의 올해 매출액은 금형사업 40억원에 골프채 판매 10억원을 합쳐 모두 50억원에 달할 예상이다. 세계 맨드럴 금형시장의 20%를 장악하는 맨드럴 금형 전문회사로 올라선 것이다. 김사장은 맨드럴 금형생산을 통해 축적한 수치제어(NC) 정밀가공기술을 활용, 주스믹서기 등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주스믹서기의 핵심부품은 이미 자체생산해 대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김사장은 자체 브랜드로 믹서기 등을 생산해 판매, 자기상표를 가진 얼굴있는 중견기업으로 올라서겠다며 포부를 밝혔다.<부산=최원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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