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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중견 협력사들이 중소 거래기업들과 상생협약을 체결하며 동반성장 실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는 삼성전자와 협력사 간의 상생협력 문화가 그동안 상대적으로 상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2차, 3차 협력업체로까지 널리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협력사 모임인 '삼성전자 협력사 협의회(협성회)'는 14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2013년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식'을 열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영재 협성회 회장을 비롯한 협성회 소속 중견기업 25개사, 이들과 거래하고 있는 중소 협력사 25개사 대표가 참석했다. 또한 최병석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부사장과 김석호 공정거래위원회 국장,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대행 등도 동참해 협성회와 중소 협력업체의 동반성장 다짐을 축하했다.
이날 협약을 맺은 협성회 소속 중견기업인 피에스케이의 박경수 대표는 "이번에 협약을 맺은 중견기업들은 삼성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해왔다"며 "삼성으로부터 전수받은 역량과 노하우를 협력사들에 전달해 삼성의 성공 DNA를 중소기업에도 확산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병석 삼성전자 부사장은 "그동안 진행해온 동반성장 노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물론 동반성장 문화가 중소기업 전반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협약에는 협성회에 소속된 25개 중견기업과 이들이 거래하고 있는 589개 협력사들이 참여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 ▦합리적인 납품단가 조정 ▦결제수단 및 대금 지급조건 개선 ▦협력사 지원인력 운용 ▦준법경영시스템 도입 등이다.
특히 하도급대금 지급과 관련해 현금결제비율을 5~10% 포인트 높이고 지급기일도 15~30일가량 단축하기로 했다. 중견기업의 협력업체 대표들은 기술개발과 혁신활동으로 경쟁력 확보에 힘써 함께 성장할 것을 다짐했다.
대기업의 1차 협력사가 주도적으로 2차 협력사와 동반성장 협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던 상생협력 활동이 2ㆍ3차 협력사까지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석호 공정위 국장은 "이번 협약이 1차와 2차 협력사 간 자율적이고 건전한 파트너십 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정위도 앞으로 제도적ㆍ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1차 협력사들이 2차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에 적극 나서게 된 데는 무엇보다 삼성의 역할이 컸다. 삼성은 이달 초 협력업체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향후 5년간 1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2차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렸다는 점이다. 2차 협력사의 제조현장 개선은 물론 프로세스 혁신, 생산기술 지원, 교육 및 컨설팅 제공 등의 다양한 지원이 이뤄진다.
아울러 삼성은 1차 협력사들이 2차 협력사를 지원하도록 유도해나갈 방침이다. 1차 협력사 평가 시 2차 협력사와 표준하도급계약서 체결 여부를 반영하기로 했으며 1ㆍ2차 협력사 간 60일 이상 어음지급을 금지하고 현금성 결제비율을 올리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또 삼성과 1차 협력사의 단가 조정 내용을 2차 협력사에 의무적으로 통보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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