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IPTV)와 스마트TV의 공세에 밀려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콘솔 게임 업계가 최신 기능으로 무장한 신제품을 앞세워 반격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통사와 스마트TV 제조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아 콘솔 업체들의 주도권 탈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주 레이몬드의 본사 캠퍼스에서'엑스박스' 시리즈의 후속 제품인 '엑스박스 원'을 8년 만에 공개하고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엑스박스 원은 플레이스테이션4와 비슷한 사양을 갖추면서도 인터넷전화, 음성 및 동작 인식 등의 편의기능을 보강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도이르면 다음달 차세대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4'를 출시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플레이스테이션4는 고성능 옥타코어 프로세서와 대용량 메모리를 탑재했으며 클라우드 게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동작인식 등의 기능을 갖췄다.
차세대 게임기 출시에도 불구하고 콘솔 게임업체들이 다시 주도권을 찾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임시장의 중심이 모바일 게임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데다 이동통신사와 스마트TV 제조사도 콘솔 게임 서비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는 최근 클라우드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방식의 인터넷TV(IPTV)를 통해 콘솔 게임기에서만 가능했던 고사양 게임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셋톱박스 외에 별도의 기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는 데다 오프라인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어 벌써부터 이용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KT도 지난달 미국의 클라우드 게임 공급업체 시나우와 업무협력을 맺고 게임시장에 뛰어들었다. KT는 이번 협력으로 올 하반기부터 IPTV 서비스인 올레TV에 온라인 게임을 비롯해 최신 콘솔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게임 실행속도와 데이터 전송속도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제공하고 스마트폰으로 게임 조작이 가능하도록 해 경쟁사와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IPTV 3사 중 가장 먼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엠게임, 네오위즈게임즈 등 대형 게임업체와 손잡고 '열혈강호2', '야구의 신' 등 40여종의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풀HD급 화질의 고해상도 클라우드 게임도 내놓고 자사 가입자 외에 다른 이통통신사 가입자들까지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방했다.
스마트TV 제조사들도 속속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게임 전담팀을 꾸리고 스마트TV 전용 게임 최적화와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인기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를 스마트TV 전용 게임으로 선보였고 최근에는 클라우드 게임 개발사인 모블을 인수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자사 스마트TV로 다양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장터 'LG 스마트 월드'로 맞대응에 나섰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모바일에서 인기를 끌었던 다양한 게임들을 TV에서 이용할 있고 전용 리모컨인 '매직 리모컨'을 활용하면 동작인식 게임까지 즐길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무엇보다 IPTV와 스마트TV가 콘솔 게임을 대체할 새로운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어 당분간 콘솔 게임시장의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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