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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대우] 정부압력에 자의반 타의반 매듭

삼성과 대우가 삼성자동차의 경영권 양수도를 위한 실무절차에 합의함에 따라 양 그룹간 빅딜(대규모사업교환)이 설연휴이전에 일단 매듭지어질 전망이다.삼성과 대우의 이날 합의는 지난해 12월 7일이후 약 2개월간 지리하게 끌어오던 삼성자동차·대우전자간 빅딜의 밑그림이 그려졌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겉으론 양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자율적으로 합의하고 사인하는 모양새를 갖췄지만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의 중재로 이날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만 점만 봐도 정부의 빅딜 조기매듭 의지가 얼마나 강력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양측이 합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경우 책임이 있는 쪽이 채권단의 금융제재를 감수하겠다고 밝힌데서도 이날 합의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성사됐음을 알 수 있다. ◇왜 합의했나=삼성과 대우가 서둘러 삼성자동차 인수절차에 합의한 것은 설연휴이전에 모든 것을 마무리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이처럼 직접 나선 것은 빅딜이 지연됨에 따른 후유증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국민의 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둘러 봉합하지 않으면 국가경제에 악영향은 물론 영남지역에서 불고 있는 민심혼란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정부와 청와대는 21일 예정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및 金대통령 취임 1주년(25일) 이전에 5대그룹의 빅딜을 마무리 하기 위해 양그룹 총수들과 만나 조속한 타결을 촉구하는 등 압박작전을 벌여왔다. 대우와 삼성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점도 어려울 것 같던 이날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밑거름이 됐다. 삼성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SM5의 계속생산」문제가 관철돼 명예로운 퇴진을 보장받게 됐고, 대우도 SM5를 생산함에 따른 손실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함에 따라 별다른 손실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의 경우는 향후 양사가 체결하게 될 기본합의서에 SM5의 생산기간과 물량을 포함키로 함에 따라 태어나자마자 역사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몰렸던 삼성자동차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된데 크게 안도하고 있다. 생산기간과 물량을 명시한다는 것은 SM5가 수명을 다할때까지 생산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파급영향은=삼성과 대우간 대타협은 고용보장 및 위로금 문제를 둘러싸고 전면 조업중단중인 대우전자를 비롯해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간의 빅딜협상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합의는 특히 인수가격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현대와 LG에게 이른 시일내에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는 촉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대우의 합의는 현대와 LG가 주식양수도 계약을 서둘러 체결토록 압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반도체 통합법인 설립을 위한 주식양수도 계약은 이르면 10일쯤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걸림돌은 없나=논의의 쟁점은 역시 삼성자동차 SM5계속생산에 따른 부담을 누가 지느냐로 귀결된다. 당분간 SM5를 생산할수록 손실이 불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강봉균(康奉均)청와대 경제수석의 3일 발언은 귀기울일 대목이다. 康수석은 『삼성자동차의 미래가치가 손실로 나타나면 대우와 삼성이 분담하는게 아니라 삼성이 모두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자동차의 인수가격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SM5계속생산에 따른 자금부담을 반영한다는 의미다. 결국 삼성자동차의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낮게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를 삼성측이 얼마나 수긍하느냐다. 오는 15일 인수의향서 체결때 분명히 해두지 않으면 심각한 후유증을 앓을 수도 있다. SM5의 계속생산 자체에는 의견이 일치된 상태지만 과연 언제까지, 얼마나 많이 생산할 지를 정하는 것도 쉽지않다. 또 일단 합의에 이르더라도 SM5 생산에 따른 손실이 예상외로 확대될 경우 대우측이 약속을 이행할 수 있을 지도 문제다. 이와 함께 이날 합의에 상용차부문과 삼성전기의 자동차부품관련 설비 등의 인수문제가 포함되지 않은 점도 향후 협상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들 부문의 인수여부가 가격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손동영·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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