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단기 투자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자금이 다시 몰리고 있다.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달 초 자금이 잠시 빠져나갔지만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유동성이 MMF로 재유입되고 있는 양상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액은 지난 19일 기준 116조2,849억원으로 3월 기준금리 인하 직후인 105조6,358억원보다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개인 MMF 설정액은 26조7,801억원으로 2조원 이상 늘었고 법인은 89조5,045억원으로 8조4,000억원 급증했다.
사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MMF 설정액은 감소추세를 보였다. MMF의 주요 투자 대상인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서 일부 기관 자금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법인 MMF 설정액은 지난달 22일 93조7,636억원을 고점으로 이달 4일에는 84조2,024억원으로 9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그 이후 다시 자금들이 유입되는 상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법인 MMF 자금은 수시로 들어왔다 나간다"며 "하지만 이달 초에는 채권 금리 상승으로 보험사 등 일부 기관이 MMF로 운용하기보다는 채권에 직접 투자하기 위해 자금을 빼가는 모습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개인 MMF 자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법인과 달리 개인의 MMF 자금은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 대기성 자금의 성격이 더욱 강하다는 설명이다. 법인 자금이 순유출되던 이달 초에도 개인들은 꾸준히 MMF로 자금을 넣었다. 금리 인하로 은행권에서 빠져나온 자금과 코스피지수가 상승해 펀드 환매 등으로 회수된 개인 자금이 최근 상승 동력이 약화된 시장 탓에 단기 투자 상품에 머무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주 한국투자신탁운용 픽스드인컴 운용본부 팀장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이후 단기부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자금을 맡길 만한 대안으로 MMF로 쏠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중 자금이 몰리는 MMF지만 국내에서 운용 중인 상품별 수익률은 크게 1%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난다. MMF는 국공채에만 투자하는 상품과 회사채에도 투자할 수 있는 일반형(신종) MMF로 나뉘는데 일반형 MMF가 대체로 수익률이 높다. 물론 같은 일반형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운용 전략에 따라 수익률은 제각각이다. 실제로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00억원 이상 MMF 중 1년 수익률이 가장 좋은 상품은 동양자산운용의 '동양큰만족신종MMF1'으로 2.40%로 조사됐다. 반면 수익률이 가장 낮은 상품은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신종개인MMF22'로 1.55%였다.
전문가들은 개인이 MMF를 선택할 경우 가능한 한 자금 유출입에 영향을 적게 받는 규모가 큰 펀드를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단기 투자 상품의 특성상 자금 유출입이 빈번한데 설정액이 적은 경우 운용 전략과 관계없는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진원 K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부장은 "대부분 상품의 수익률이 2%대로 크게 차별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자금 유출입에 영향을 적게 받는 덩치가 큰 펀드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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