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 대한 증권가의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기대를 모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과 신사업의 모멘텀 부재 속에 저조한 1·4분기 실적발표를 신호탄으로 증권사들이 줄지어 목표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네이버가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30일 이후 4일까지 리포트를 작성한 증권사 16곳 중 9곳이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평균 11.5% 낮춘 것으로 집계됐다. 대신증권은 네이버 목표가를 기존 75만원에서 67만원으로 주저앉혔고 100만원대를 유지하던 대우·유안타·이베스트·IBK투자증권도 90만원대로 낮췄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장밋빛 일색이던 증권가의 시각이 몰라보게 달라진 배경은 올 들어 네이버의 주력 상품인 '라인'의 성장성에 물음표가 연이어 붙고 실적 우려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4분기 네이버의 영업이익은 1,9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2,047억원)는 밑돌았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라인 매출액의 약 60%를 라인 게임이 차지하고 있지만 게임과 광고의 성장 여력이 시장 기대치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주가 상승을 견인했던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실적 반영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풀 꺾이고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라인페이와 택시·배달 등 새로운 모바일 수익사업 모델이 시도되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는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실질적인 수익 기여는 2016년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성장 기대감을 여전하게 보면서 '저점 매수 타이밍'이라는 주장도 있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5.7% 수준으로 밑돌았지만 성장의 핵심인 일본 라인의 연결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9.3% 성장해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폴라(PHOLAR) 서비스 출시와 커머스 비즈니스 확대 등 다양한 노력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펀더멘털 개선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륜 KB투자증권 연구원도 "1·4분기를 저점으로 매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이 32배로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종 평균(78.5배) 대비 현저히 저평가돼 있어 주가 추가 하락시 오히려 매수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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